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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국회의원이 지은 서울 실버타운의 몰락…경공매만 50건, 무슨일이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5.18 13:51

정무장관 출신이 서울에 분양한 실버타운
은평구 ‘시니어캐슬 클라시온’ 8억에 경매로
현재 경공매 물건만 50건…입찰 주의 필요

[땅집고] 2006년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입주한 실버타운 ‘시니어캐슬 클라시온’. /땅집고옥션


[땅집고] 과거 정무장관 출신 기업가가 서울에 분양하는 실버타운으로 화제를 몰았던 ‘시니어캐슬 클라시온’이 경매시장에 8억원대에 매물로 나왔다. 2015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분양형 실버타운이 폐지되면서 얼핏 귀한 매물처럼 보이지만, 현재 이 단지에서 경·공매 진행 중인 물건만 50건에 달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녹번동 ‘시니어캐슬 클라시온’ 10층 45.9㎡가 이달 19일 감정가인 8억400만원에 최초 경매를 진행한다. 사건번호 2025타경51910.

☞입찰가부터 수익률 계산까지…국내 첫AI기반 경매 도우미 등장

‘시니어캐슬 클라시온’은 2006년 준공한 지하 4층~지상 12층, 총 137가구 규모 도심형 노인복지주택이다. 3선 국회의원으로 정무장관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인 고(故) 조기성 화진복지산업 회장이 개인 주택을 짓기 위해 매수했던 토지에 건설했다. 당초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임대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준공쯤 시점에 분양 방식으로 사업을 틀면서 노년을 보낼 곳을 찾고 있거나 임대 수익을 원했던 중장년층 관심을 끌었다.

[땅집고] 서울 은평구 녹번동 실버타운 ‘시니어캐슬 클라시온’ 위치. /이지은 기자


입지 측면에서 보면 실버타운으로서는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 도심과 강남권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3호선 녹번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역세권이면서, 단지 북쪽으로 약 1만평 규모 녹번동 근린공원이 있어 자연을 즐길 수도 있는 곳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동차로 10분여 거리에 종합병원인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과 청구성심병원이 있어 실버타운 입주민들이 노화로 건강상 문제를 겪을 경우 초기 대응도 가능한 입지였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도 여럿 마련했다. 분양 당시 로비층에 입주민 전용 레스토랑을 설치하고, 지하 2층에 사우나·황토찜질방·마트, 3층에 도서실·세탁실·미용실 등 각종 편의시설을 짓겠다고 홍보한 것. 더 나아가 입주자들에게 이 단지 시공을 맡은 대주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경기 동두천 다이너스티CC 골프장 준회원 자격을 주면서 수요자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시니어캐슬 클라시온’ 분양 결과는 참패 수준이었다. 화진복지산업이 분양대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2013년 4월 단지 전체가 통공매 절차를 밟았을 정도였다. 당시 신탁사 조사 결과 총 137가구 중 전세 세입자를 구하는 데 성공했던 주택이 22가구에 불과했던 것으로도 집계됐다.

[땅집고] 2025년 6월 서울 은평구 녹번동 실버타운 ‘시니어캐슬 클라시온’에 붙었던 가스 공급 중단 안내문. /온라인 커뮤니티


올해로 입주 20년을 꼭 채운 ‘시니어캐슬 클라시온’은 운영상 문제도 겪고 있다. 과거 분양할 때 홍보했던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채 빈 공간으로 남아있는 것. 더불어 주택 중 공실로 방치된 가구가 많다 보니 미납 관리비가 5억원을 돌파하면서, 2025년 6월 관리사무소가 전체 가구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현재 서울에서 사고 팔 수 있는 몇 없는 분양형 실버타운인 만큼 거래가 종종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이 실버타운을 사들인 집주인이 입주자를 찾지 못해 월세 수익을 얻지 못하면서 자금난에 빠지거나,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았다가 이자를 갚지 못해 경·공매로 등장한 ‘시니어캐슬 클라시온’ 매물이 이달 기준 5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경매를 진행하는 물건의 경우 거실 겸 주방과 침실 하나로 구성하는 1.5룸 형태 주택이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14년 전북 익산시에 주소를 둔 60대 A씨가 3억8813만원에 분양받았다가, 2017년 경북 경주시에 사는 60대 B씨가 4억3500만원에 매수한 이력이 있다. B씨는 2024년 7월 보증금 2억9000만원에 세입자 C씨를 들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C씨가 집주인을 대상으로 강제경매를 신청하면서 이번 경매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땅집고옥션이 권리 분석한 결과 이 물건 말소기준권리는 2024년 6월 은행권이 설정한 4억6800만원 상당 근저당권이다. 이후 모든 권리는 소멸한다. 세입자 C씨가 이 말소기준권리 이후인 2024년 7월에 전입하는 바람에 대항력이 없기 때문에 깨끗한 물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실버타운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수요가 한정돼있는 데다 각 방마다 1~1.5룸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8억원대인 이번 물건에 입찰했다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군다나 현재 경공매로 나온 매물만 50건인데, 수 차례 유찰돼 가격이 최소 4억원대까지 떨어진 주택도 있어 가격 경쟁력도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시니어캐슬 클라시온’ 3층 주택의 경우 올해 3월 9억원에 첫 경매를 진행했다가 세 차례 유찰되면서 4회차 4억6080만원까지 입찰가가 낮아진 상태다.

김기현 땅집고옥션 연구소장은 “서울에서 분양형 실버타운이 몇 없어 희소성 있긴 하지만 향후 처분이나 세입자 구하는 작업이 일반 아파트보다 복잡한 점을 고려하면 입찰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땅집고가 초고령화 시대에 대응한 비즈니스 전문가 양성을 위해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과정 8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지난 7기까지 현직 케어용품 회사 CEO와 요양원 원장, 대형 병원장, 제약회사 임원, 의사, 시행사 오너, 건설회사 임원 등 200여명이 수강했다. 수강료는 290만원이며,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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