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개통 거론됐던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확인 뒤 보강·검증 절차 길어지며 일정 지연 불가피
[땅집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의 상반기 개통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공사 현장에서 대규모 철근 누락이 확인되면서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들어서는 GTX-A 핵심 환승 거점에서 지하 5층 기둥 80개에 주철근 약 178t이 빠졌고, 이 중 50개 기둥은 구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강 공사와 추가 안전 검증이 불가피해지면서 GTX-A 삼성역 개통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16일 매일경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3공구 건설공사 지하5층 기둥 현안보고’ 문건에 따르면,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철근 누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M490 22t 철판’을 기둥 외부에 전면 부착해 용접하는 보강공법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해당 문건은 현대건설이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한 뒤 서울시에 보고하며 제출한 자료로, 지난해 11월 10일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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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에는 지하 5층 기둥 80개에서 주철근 약 178t이 누락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인은 설계도면 해석 오류로 적시됐다. 이미 시공이 끝난 구조물을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80개 기둥 가운데 50개가 축하중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하중은 기둥이 위에서 아래로 받는 하중을 뜻한다. 지하 대공간 구조물의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다.
현대건설은 내부 검토 과정에서 세 가지 보강 방안을 비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둥 외부에 철판을 덧대는 방식, 철근과 레미콘을 추가로 타설해 기둥 단면을 키우는 방식, 탄소섬유 시트를 감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철판 보강 방식이 구조 성능과 공기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보고서에는 철판 보강 공법에 대해 “축력·휨·전단 성능이 우수하고 공기가 상대적으로 짧다”고 적혔다. 반면 단면을 키우는 방식은 작업 공간이 많이 필요하고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평가됐다. 탄소섬유 시트 방식은 압축 보강이 어려워 구조 성능을 확실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검토 결과가 담겼다.
현대건설이 제안한 방식은 SM490 22t 철판을 제작한 뒤 기둥 전체를 감싸 용접하는 공법이다. 추진 일정표에는 구조해석과 샵드로잉 작성, 원설계자 및 감리 검토를 거쳐 2026년 3월 둘째 주까지 철판 가공과 시공을 진행하는 계획이 담겼다.
문제는 이 같은 보강 작업이 GTX-A 삼성역 개통 일정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GTX-A 삼성역 구간은 올해 상반기 내 개통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철근 누락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고, 보강 공사와 정밀 안전 검증 절차가 추가되면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해당 구간은 GTX-A뿐 아니라 향후 GTX-C 노선까지 지나가는 핵심 구조부다. 단순한 일부 마감 공사 지연이 아니라, 환승센터의 뼈대에 해당하는 지하 구조물 안전 문제라는 점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검증 절차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 계획서상 보강 공사는 올해 3월 중 마무리되는 일정으로 제시됐지만, 서울시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 4월까지도 기둥 보강 최종 시공계획서를 검토 중이었다고 밝혔다. 보강 공법 확정과 시공, 후속 구조 검증이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GTX-A 삼성역 구간의 상반기 내 개통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는 “보강 공법 적용 이후 구조 안전성은 기존 설계보다 강화되는 것으로 전문가 검토 결과 확인됐다”며 “구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추가 정밀안전점검과 보강 조치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 5층 기둥 80개에서 주철근 일부가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철근이 절반만 시공된 기둥 가운데 50개가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