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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닉 다음으로 쓸어" 한때 동전주 '대우건설'에 1억씩 쏜 개미들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6.05.14 06:00

1억원 이상 주문 5만6143건, 삼성SDI·현대차 제치고 3위
주택경기보다 원전·LNG 기대감에 급등

[땅집고]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대우건설 사옥. /뉴시스


[땅집고] 한때 3000원대 ‘동전주’로 분류되던 대우건설이 국내 증시의 주도주로 떠올랐다. 연초 3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지난달 장중 4만원을 넘어서며 10배 가까이 뛰었다. 증시에서는 “동전주 취급을 받던 대우건설이 텐버거급 종목으로 변신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텐버거는 주가가 매수가 대비 10배 오른 종목을 뜻한다. 미국 월가의 전설적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가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진 표현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단기간에 주가가 폭등한 종목을 가리킬 때 자주 쓰인다. 대우건설은 연초 저점 대비 최고가 기준 상승률이 800%를 웃돌며 사실상 텐버거에 가까운 흐름을 보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 건수는 총 119만3158건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20만4025건으로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가 14만2668건으로 뒤를 이었다. 두 종목은 최근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반도체 랠리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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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3위에 올랐다. 대우건설의 1억원 이상 주문 건수는 5만6143건으로 삼성SDI, 현대차, 대한전선 등을 앞질렀다. 개인 투자자의 대량 주문 상위권에 건설주가 이름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대우건설, 건설주 넘어 ‘원전주’ 평가

대우건설 주가를 폭발적으로 밀어 올린 것은 주택 경기 회복 기대가 아니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원전과 LNG, 중동 재건 사업 등 에너지 인프라 분야의 성장성이다. 그동안 주택 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로 분류됐던 대우건설이 단순 건설주가 아니라 ‘원전주’이자 ‘에너지 인프라주’로 재평가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재평가의 핵심에는 체코 원전 사업이 있다. 대우건설은 약 25조원 규모로 거론되는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신규 원전 사업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끄는 ‘팀코리아’의 시공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본계약이 체결될 경우 대우건설이 맡을 시공 계약 규모가 약 3조5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LNG와 중동 재건 기대감도 주가에 불을 붙였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알포 신항만 등 중동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다. 미국과 이란 갈등 이후 전후 복구 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중동 인프라 경험을 가진 건설사들이 테마주로 부각됐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원전·LNG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면서 건설주 랠리를 주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적 측면에서도 바닥을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졌다. 지난해 8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상황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우건설은 원가 부담이 컸던 2021~2022년 착공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올해 1분기 신규 수주는 3조4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고, 수주잔고는 51조8902억원으로 약 6.4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부문의 원가율 안정과 해외 원전·LNG 수주 기대가 동시에 반영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가, 급등 주가에 과열 경고

문제는 속도다. 주가가 실적보다 먼저 달리면서 증권가에서는 과열 경고가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4월 28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뒤 이달 13일 기준 2만8950원대로 내려오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대우건설 투자의견을 각각 ‘단기매수’와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팀코리아 기반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과 실적 턴어라운드 등 중장기 성장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연초 이후 주가 급등으로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원전 수주 파이프라인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계약 구조에서 리스크 분담 방식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확인해야 추가 판단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했다. 현재 주가는 과거 중동 건설 호황기였던 2007년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어 단순 기대감만으로 추가 상승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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