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4구역서 삼성물산 조건 반발 확산
2·5구역 대비 공사비 높고 공기는 길어
23일 총회 변수로 부상
[땅집고]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지구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이 유력했던 압구정4구역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압구정 다른 구역보다 현격히 불리한 조건”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공사비와 사업비 금리, 공사기간 등의 조건 수정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 바른재건축을 희망하는 조합원 일동’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사업참여 조건 수정을 요구하는 공식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하기 위해 연명부를 작성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작성한 공문 초안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과 5구역 대비 압구정4구역 사업 조건이 현격히 불리하다는 내용과 함께 총 6가지 요구사항이 담겼다. 해당 단체는 금주 내로 삼성물산 측에 최종 작성한 공문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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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은 우선 공사비가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한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평당 공사비는 약 1245만원으로, 2구역(1103만원)보다 높다. 타 건설사가 제안한 5구역(1139만원) 공사비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조합원들은 이대로 계약할 경우 세대당 약 1억3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공사 기간 역시 68개월로 2구역(61개월), 5구역 대비 약 10개월 길어 입주 지연에 따른 금융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삼성물산이 조합의 입찰지침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합은 금리 기준을 ‘COFIX’로 제시했으나 삼성물산은 변동성이 큰 ‘회사채’ 기준을 제안했으며, 공사비 지급 조건 역시 지침과 다른 방식을 내놨다는 것이다. 압구정2구역이 CD금리+0.49%, 압구정5구역이 코픽스(COFIX)+0% 조건을 제시받은 반면, 삼성물산은 압구정4구역에 회사채 금리+0.1% 조건을 제안했다. 회사채 금리가 변동성이 크고 실제 부담 금리도 높을 수 있다며 코픽스 기준 금리 적용을 요구했다.
또한, 삼성물산이 신속통합기획안상 9개동 계획을 8개동으로 조정하고 돌출 테라스 설계를 제안하면서, 향후 경관심의 과정에서 인허가 지연이나 부결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관련 리스크 발생 시 삼성물산이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만약 납득할 만한 수정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오는 5월 23일로 예정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현재 단지 주변에도 입찰 지침 위배한 건설사 선정 서울시는 감사에 착수하라는 내용의 현수막 등이 걸려있다.
압구정4구역은 그간 삼성물산의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왔다. 하지만 조합원 사이에서 “삼성물산이라는 브랜드 값치고는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향후 시공사 선정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요구 사항이 최대한 반영된 성공적인 재건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고 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은 상징성이 워낙 커서 조합원들이 인근 구역의 조건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비교한다”며 “삼성물산이 이들의 요구를 얼마나 수용하느냐가 수의계약 성사 여부의 핵심 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압구정4구역은 압구정현대 8차와 한양 3·4·6차 통합 재건축해 지하 4층~지상 최고 69층, 1722가구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는 2조1154억원 규모. 두 차례 입찰에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응찰해 모두 유찰된 뒤 수의계약 절차에 들어갔다. 오는 23일 조합 총회를 통해 시공사가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