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숲속에 갇힌 38년 된 아파트가 500억에 팔렸다고요?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5.12 13:43

[땅집고] 웡퉁앤파트너스가 홍콩 타이탐에 개발한 ‘파크뷰’ 아파트 모습. /구글


[땅집고] “헐, 숲속에 갇힌 외딴 섬같은 아파트인데 집값이 500억원이나 한다고요? 대체 왜 이렇게 비싼거죠?”

전세계를 통틀어서도 집값이 비싼 국가로 통하는 홍콩. 남부지역인 타이탐 일대는 초대형 산맥 줄기가 지나는 바람에 대부분 땅이 울창한 숲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이 숲 속 한복판에 웬 초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얼핏 도심과 단절돼있는 만큼 집값이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지난해 말 이 단지 40평 주택이 무려 510억원대에 거래된 것. 아무리 홍콩 집값이 비싸다지만, 외딴 섬처럼 동떨어진 이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나 높은 이유가 뭘까.

[땅집고] 하늘에서 바라본 홍콩 ‘파크뷰’ 아파트 모습. /구글


이 단지는 1963년 설립한 홍콩 대표 부동산 개발회사 웡퉁앤파트너스가 지은 ‘파크뷰’다. 현지에서는 ‘양명산장’(陽明山莊)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단지 규모는 최고 20층, 18개동, 총 984가구 규모로 1989년 준공했다. 올해로 입주한지 38년째지만 아직까지도 홍콩 일대에서 대표적인 고급 아파트로 통한다.

‘파크뷰’가 해발 300m 높이 산속에 있는데도 집값이 비싼 이유는 명확하다. 홍콩 도심에서 볼 수 있는 초고밀도 아파트와 달리, 숲과 함께 인근 해안가를 여유롭게 조망할 수 있는 상품성을 갖춰서다.

홍콩은 집을 지을 땅 자체가 부족해, 토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대부분 아파트마다 매우 높고 빽빽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파크뷰’는 고지대긴 해도 조용하고 널따란 부지에 개발됐다. 그러면서 홍콩 핵심 업무지구인 센트럴·애드미럴티·코즈웨이베이 등 도심까지 자동차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입지다. 따라서 빼곡한 홍콩 도심을 벗어나 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하면서, 산 속이라 주변에 고층 건물이 난립할 가능성이 적어 사생활 보호까지 가능해 자산가들의 선호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여의도·강남업무지구와 가까운 도심 녹지인 남산이나 북악산 일대에 아파트가 들어선 것과 비슷한 셈이다.

[땅집고] 홍콩 ‘파크뷰’는 수영장, 테니스 코트 등 다양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포함한 고급 주거 단지다. /구글


고급 주거 단지로 지은 만큼 입주자들이 멀리 밖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각종 여가생활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점도 눈에 띈다. 실내외 수영장, 대형 피트니스 센터, 어린이 놀이공간, 골프 연습장, 테니스 코트 등이다. 따라서 상품성을 고려하면 숲 속 외딴 아파트라기보다는 ‘리조트형 아파트’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도심 속 오아시스’(An Oasis in the City)라는 문구를 내걸고 홍보하고 있다.

홍콩 현재 부동산중개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파크뷰’ 중 침실 3개로 구성하는 11층 전용 133.8㎡ (약 50평) 주택이 3480만달러( 512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에는 방 개수가 같은 150.8㎡(45.6평)19층 주택이 3310만달러(약 487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파크뷰’ 입지와 매매가격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진정한 마운틴뷰다”, “우리나라에서 숲 속에 있는 아파트는 1억~2억원 안팎으로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데 홍콩은 이렇게나 비싸다니 신기하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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