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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서울 매물 2800여건 줄었다" 양도세 폭탄이 불러온 역설

뉴스 구민수 인턴기자
입력 2026.05.12 09:56 수정 2026.05.12 11:11

이틀 만에 매매물건 2800건 증발…“문 닫은 중개업소 속출”

[땅집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하루 앞둔 8일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양도소득세 관련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조선DB


[땅집고] “이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다주택자 중과 유예 다음날 되자마자 ‘오늘은 장사 다 했다’며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팔 사람들은 유예 종료 전에 이미 다 팔고 빠졌다는 거죠.”(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큰부자 박인수 대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자마자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뒤 매물이 회수되는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이 본격화했다. 특히 다주택자 비중과 고가 아파트 밀집도가 높은 압구정·용산 등 강남권 핵심 지역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다시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거래는 줄고 있지만 세 부담이 커진 만큼 집주인들이 가격을 더 낮춰 팔 이유도 사라졌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가격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한 텀 쉬어가는 분위기” 급매 소진 뒤 집주인들 매물 회수 본격화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핵심 부동산은 양도세 중과가 다시 시행된 다음날인 10일부터 직격탄을 맞은 분위기다.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큰부자 박인수 대표는 이날 “급매는 이미 대부분 소화됐고 이제는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갔다”며 “지금은 한 텀 쉬어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유예 종료 이후에는 분위기가 급변했다”며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된 뒤 집주인들이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관망세로 돌아서며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시행 직후 서울 주요 단지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상당수는 휴무에 들어갔고, 문을 연 곳들도 문의가 크게 줄어들었다. 급매가 대부분 소화된 뒤 시장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매물 잠김 현상은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682건으로 집계됐다. 유예 종료 직전인 지난 9일(6만8495건) 대비 이틀 만에 2813건 줄었다. 시장에 나왔던 급매물이 빠르게 거래된 뒤 집주인들이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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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구정·용산은 다시 호가 상승 전망…“세금 늘었는데 왜 싸게 파나”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호가부터 다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 박 대표는 “중과 시작하자마자 압구정에서는 정상 가격 아니면 안 팔겠다는 분위기로 재편됐다”며 “압구정 신현대 35평은 유예 종료 전 급매로 61억원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집주인들이 기존 시세인 70억원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양도세 중과를 미리 반영해 매물이 잠기고 호가가 빠르게 오른 지역도 있다. 용산구는 애당초 가격을 크게 낮춰 팔기보다는 차라리 보유하겠다는 집주인들이 많아 초급매 자체가 드물었다는 설명이다.

용산구 이촌동 LG자이의 문병원 대표는 “유예 종료 전 매수자들은 실거래가보다 훨씬 낮은 급매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없었다”며 “평소 30억원에 거래되던 매물도 집주인들은 31억원 수준을 부르며 버티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 부담이 늘어난 만큼 가격을 더 높여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양도세 부담 확대에 더해 보유세·거래세 등 추가 세제 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도를 서두르기보다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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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당분간 거래 감소와 매물 잠김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가 지역은 세제 부담과 정책 불확실성 영향으로 관망세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실수요 지역은 전세난과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매물 감소와 전세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거래량이 줄고 집값은 다시 오르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in0212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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