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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하나 두고 학생 수 10배 차이…분당도 예외 없다, 초교 양극화

뉴스 구민수 인턴기자
입력 2026.05.12 06:00

“횡단보도 안 건너는 학교로”…같은 동네인데도 학생 수 10배 차이
폐교 위기 학교 늘고 과밀학급 문제는 심화

[땅집고]1기 신도시 경기 성남시 분당 신도시 전경. /땅집고DB


[땅집고] 동일 생활권 안에서도 학교별 학생 수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학교는 학생들이 몰려 과밀 상태를 겪는 반면, 다른 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수순에 들어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전 서구에 위치한 대전성천초와 대전성룡초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음에도 학교 규모 격차가 약 10배에 달한다.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기준 성천초 전교생은 64명 수준인 반면 성룡초는 985명이다. 성천초는 학생 수 감소로 2027년 폐교가 예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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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규모 격차는 폐교와 더불어 과밀학급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전문정초는 전교생 496명, 교원 37명으로 교원 1인당 약 13.4명의 학생을 담당한다. 반면 약 461m 떨어진 한밭초는 학생 수가 1621명, 교원은 74명으로 교원 1인당 약 21.9명의 학생을 맡고 있다. 동일 생활권 안에서도 학생 수가 1000명 이상 차이 나고, 교원 1인당 학생 수 역시 큰 격차를 보이면서 학교 간 교육 여건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수도권 1기 신도시에도…학교 규모 격차 나타나

이 같은 현상은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나타났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백현초는 매년 폐교 가능성이 거론되는 학교다. 올해 백현초 재학생은 전 학년을 합쳐 86명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입학한 1학년은 9명뿐으로 학생 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인근 정자초 재학생은 977명, 초림초는 1079명에 달한다.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학교 규모 차이가 10배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분위기 변화를 체감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백현초에 두 자녀를 보낸 학부모 A씨는 “한 학년에 학생이 10명 남짓이다 보니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거의 같은 친구들과 함께 올라간다”며 “아이들끼리 다투기라도 하면 부모들도 서로 다 아는 사이여서 직접 나서 중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년 백현초 폐교 이야기가 나왔지만, 가장 가까운 초림초로 보내려면 위험한 찻길을 건너야 하고 통학 시간도 20분 정도 걸려 학부모 반발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성남시교육지원청과 백현초 측 역시 “현재로서는 학교 폐교와 관련한 학부모 동의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학교 진학 과정에서 격차를 체감했다고도 했다. 이 학부모는 “초등학교는 6년 동안 사실상 같은 반 친구들과 지냈는데, 백현중은 전교생이 800명 가까이 되다 보니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며 “낯선 친구들과 관계 맺는 법을 따로 이야기해줄 정도였다”고 답했다.

◇ 통학 동선·초품아 따라 학생 몰려…학교 양극화 심화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한 ‘대도시 학교 규모의 국지적 양극화 실태와 정책적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인접 학교가 많을수록 초등학교 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부모 사이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아도 되는 학교’, ‘대단지 아파트와 맞닿아 있는 학교’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특정 학교로 학생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백현초 주변은 빌라와 저층 주택 비중이 높은 주거지역에 위치해 있다. 반면 학생 수가 많은 정자초는 인근 정자동 ‘파크뷰 아파트’ 단지 내에, 초림초는 수내동 ‘양지마을’ 대단지 아파트 내에 자리한 이른바 ‘초품아’ 입지와 인접해 있어 학령인구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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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아파트 입지와 통학 편의성이 결합하면서 학교 간 격차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전공지도교수는 “최근에는 초등학생 저학년까지 학부모가 직접 등하교를 함께하는 경우가 많아 통학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거나 대단지 아파트 안에 위치한 ‘초품아’ 학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학생 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교수는 “동일 생활권이라도 특정 학교가 ‘좋은 학교’라는 평판을 얻으면 학부모들 사이에서 선호가 공유되며 학생 쏠림이 심화한다”며 “이른바 ‘밴드왜건 효과(편승 효과)’가 작동하면서 특정 학교로 학생이 집중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min0212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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