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밤 11시 이후 드르렁 금지" 코골이 논란 불 붙은 아파트 공지문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05.03 06:00

“들어본 사람은 스트레스” vs “숨도 쉬지 말라는 거냐”
이렇게 시끄러운데…법적 해석 “코골이, 층간소음 아냐”

[땅집고] 한 아파트에서 붙은 '코골이 소음 관련 안내문'./보배드림


[땅집고] 최근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밤마다 들리는 ‘코골이 소음’에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이 붙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파트 코골이 공문’이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명의로 작성된 안내문에는 특정 동(108동)의 다수 세대에서 야간 및 새벽 시간대(오후 11시~오전 7시 20분)에 발생하는 코골이 소음으로 불편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내문에는 “코골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수면 저하와 건강 관련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필요하다면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으라”는 권고와 함께 “공동주택의 주거환경 유지를 위해 생활 소음 최소화에 협조해 달라”는 당부가 적혀 있었다. 이에 글쓴이는 “해당 동에 입주민 대표회의 회장이 사는데, 본인이 코골이 때문에 잠을 못 자서 공문을 붙인 것 같다”는 추측을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벽이 얇은 아파트에서는 코골이 진동음이 실제 위아랫집이나 옆집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다른 집에서 들릴 정도면 본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수면 무호흡증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았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이러다 나중엔 숨소리도 조심하라고 하겠다”, “잠자는 사람이 코골이를 어떻게 조절하느냐”, “이 정도로 예민하면 아파트가 아니라 단독주택에 살아야 한다”며 생리현상을 배려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땅집고] 코골이. /Pexels


그렇다면 아파트 벽을 타고 넘어오는 코골이 소음을 법적으로 처벌하거나 조정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코골이는 법적 층간소음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행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층간소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뛰거나 걷는 동작으로 발생하는 소음인 직접충격 소음과 텔레비전, 음향기기 등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소음인 공기전달 소음이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의 업무 지침에 따르면 코골이는 도로 소음, 공사장 소음, 담배 냄새 등과 함께 층간소음 전문기관의 업무 범위에서 제외되어 있다. 또한 대화, 싸움, 고성방가 등 사람의 목소리는 경범죄 처벌법상 ‘인근소란죄’에 해당해 경찰 소관이지만, 잠결에 나오는 코골이를 고의적인 소란 행위로 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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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소음만으로도 코골이를 신고해 법적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통상 코골이 소음은 발원지 바로 옆에서 측정할 경우 최대 80dB에 육박할 만큼 크지만, 층간소음은 두꺼운 벽과 바닥을 거쳐 전달되면서 소음 수치가 급격히 낮아진다. 피해자가 실제 거주지 내에서 측정했을 때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 때문에 일상에서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으면서도 법적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제대로 된 구제를 받지 못하는 ‘소음 사각지대’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골이나 생활 소음 문제의 경우 무조건적인 신고나 법적 대응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한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등 전문 기관을 통해 중재를 요청하거나, 이웃 간의 대화를 통해 차음재 보완이나 침대 위치 변경 등 자율적인 조정안을 마련하는 것이 분쟁을 해결하는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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