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붇이슈] 당신의 그 비싼 강남 아파트는 '자산'이 아니라 그냥 ‘비싼 방석'이다
[땅집고] “요즘 상급지 아파트 하나 깔고 앉아서 어깨 힘 주고 다니는 사람 많은데, 그거 자산 아니다. 그냥 매우 비싼 이용권일 뿐이다. 자산의 기본성은 유동성인데, 당신들 그 집 팔 수나 있나?”
서울 아파트 가격이 나날이 오르면서 아파트 자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집값 오름폭이 큰 강남과 비(非) 강남 간 격차가 이제는 따라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추세 때문에 이른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보유자가 곧 자산가라는 인식이 커졌고, 집주인 중에서도 강남 거주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비싼 강남 아파트를 갖고 있더라도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라면, 집이 ‘자산’이 아닌 ‘비싼 방석’이나 다름 없는 것 아니냐는 논리를 제시한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 글을 작성한 사람 직업이 치과의사로 알려져 내용이 묘하게 설득력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왕초보도 돈버는 경매 전략…땅집고옥션, 백발백중 투자법 제시
글쓴이 A씨는 “형이 진짜 뼈 때리는 소리 하나 해준다”고 말문을 열면서 “상급지 아파트 한 채 보유자가 ‘나 자산 몇십억이네’ 하는데, 그건 자산이 아니라 매우 비싼 유틸리티(시설) 이용권일 뿐”이라고 했다.
1주택자의 강남 아파트를 자산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의 첫 번째 근거는 유동성이 없다는 것. A씨는 “자산의 기본은 유동성인데, 집값 올라서 기분 좋다면서 자위해봤자 니네 그 집 팔 수 있느냐”면서 “팔고싶어도 마누라가 애들 학군을 명목으로 절대 못 팔게 할 것이다, 반대하면 그냥 평생 거기 거주하는 것이고 그 돈(시세차익)은 만져보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팔지도 못하는 게 무슨 놈의 자산이냐, 수익률 0%짜리 관상용 물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이유로는 은퇴 후 세금이 발목을 잡는다는 것. 나중에 직장 생활을 마치고 아파트를 팔아서 번 돈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여유롭게 살 것으로 기대하는 1주택자들이 많은데, 막상 은퇴 후에는 도심 인프라를 포기하지 못해 결국 죽을 때까지 집만 붙잡고 살 것이라고 내다본 것. A씨는 “결국 니네가 하는 건 재테크가 아니라, 계속 세금이란 유지비를 내가면서 주거지를 지키는 게임일 뿐”이라고 했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집값 상승의 종말은 상속세를 내면서 차익을 국가와 반씩 나누는 모습이란 것이다. A씨는 “제일 웃긴 건, 평생 그 집값 올리겠다고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지켰는데 결국 눈 감으면 (시세차익이) 상속세로 반토막 나서 공중분해 된다”면서 “자식들은 그 상속세 내려고 집을 급매로 던지거나 대출받느라 허덕일 것이다, 결국 국가 좋은 일만 시키다가 가는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진짜 부자’는 팔 수 있는 자산을 가진 사람, 매달 현금이 꽂히는 시스템을 가진 사람이지 강남 아파트 1주택자는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방석처럼) 깔고 앉은 집값 숫자에 취해서 ‘나 부자다’ 하는 애들은, 그냥 평생 아파트 관리비 내러 다니는 명예 경비원이나 다름없다”면서 글을 마쳤다.
댓글창에선 이런 A씨 글에 공감표를 던지는 반응이 나온다. 전 재산을 부동산으로 채운 바람에 쉽게 현금화하지 못하는 주변인이 제법 있다는 것.
B씨는 “내 주변 가족들만 봐도 이런사람 많긴 하다”면서 “70대 후반인 우리 삼촌도 자산이 30억원인데, 거의 다 부동산이니 맨날 돈이 없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집을 팔아서 그 돈을 활용하거나 열심히 놀아야 하는데 그건 절대 싫은가보다”고 했다.
C씨 역시 “30억원짜리 집 팔아버리고 인프라가 좋은 신도시 내 10억~15억원 아파트로 이사가면 배당주 넣어놓고 계속 놀면 될텐데, 현실에서는 잘 안된다”면서 “한 번 어깨에 ‘강남뽕’이 들어가면, 집을 팔고 나가면 망한 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견을 남겼다.
반면 A씨의 주장이 터무니없게 느껴진다는 댓글도 적지 않다. 강남에 집을 한 채만 가졌더라도 자산 내역을 보면 아파트 말고도 현금이나 주식 등을 다량 보유한 사례가 수두룩하다는 것.
D씨는 “강남 사는 부자들이 집 한 채만 있을 것 같느냐, 가장 큰 은행 증권사 PB들이 왜 반포에 몰려있는지 모르느냐”면서 “그 고객들은 순 현금성 자산만 집 가격 이상으로 있고 매달 현금흐름만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A씨처럼 직업이 치과의사라고 밝힌 E씨는 “같은 치과의사로써 매우 이해가 가는 글이고 다들 좀 이해해달라”면서 “이젠 치과의사 상위권 정도는 절대 서울 상급지를 못들어가고, 최상위권은 되어야 강남 입성이 가능하니 글쓴이가 (강남 아파트를) ‘신포도’로 느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애초에 집은 소비의 최종 목적지”라며 “명품 옷이니 좋은 차니 모든 물건은 소비해도 가치가 안 오르는데, 집은 좋은 인프라애 개념이 꽉 찬 이웃과 좋은 학군에서 관리받는 학생(자녀)들이 있는데 자산 가치까지 오르니 얼마나 좋으냐”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