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당기순이익 1.9조 기록, ‘역대 최대 분기 실적’
증권사 실적은 2배, 은행은 경쟁사에 선두 내눠
[땅집고] 양종희 회장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KB금융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분기 실적을 기록해 ‘연간 6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은행 부문에서 경쟁사인 신한은행에 선두를 내줬지만, 증시 호황에 힘입어 2배 실적을 낸 증권사의 성장이 돋보인다.
KB금융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2026년 1분기 1조8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5년 1분기 1조6973억원 대비 11.5% 증가한 수치로, 분기 실적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연간 6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1조6226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그룹과 이른바 ‘리딩금융’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순이자이익은 3조3348억원으로 전년동기(3조2622억원)보다 2.2% 증가했다. 수익 자체는 감소했지만, 조달 비용 감축으로 순이자마진(NIM)이 1.99%로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p) 상승한 영향이다. 비이자이익은 증가폭은 더욱 크다. 1조6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9억원(27.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순수수료이익이 1조3593억원으로 전년동기(9340억원) 대비 4253억원(45.5%) 늘었다.
금융업권에서는 비은행 경쟁력 확대를 강조해온 양종희 회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종희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비은행·비이자 수익 강화’ 기조로 증권·보험·자산운용 등 계열사의 이익 기반을 넓혀왔다.
◇ 증시 호황으로 KB증권 실적 2배
증시 호황의 영향으로 증권과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관련 계열사의 이익이 확대됐다. 그 덕분에 KB금융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기여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 그룹 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914억원으로 43%까지 확대됐다. 2025년 말 37%에서 6%p 커졌다.
특히 KB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347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799억원 대비 93.3% 성장햇다. 자산관리 부문 총영업이익이 2177억원에서 5099억원으로 134.2% 증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룹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1조1010억원의 당기순이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1조264억원 대비 7.3% 성장한 수치다. NIM은 1.77%로 같은 기간 0.02%p 올랐다. 실적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리딩 뱅크’ 경쟁에서는 1조1571억원을 기록한 신한은행에 1위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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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대출금은 작년 1분기 말 377조5000억원에서 379조원으로 3.3% 성장했다. 가계대출은 182조6000억원, 그 중 주택담보대출은 11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4%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1년 사이 187조9000억원에서 196조4000억원으로 4.5% 늘었다.
서기원 KB국민은행 CFO는 “연간 가계대출은 1~2%, 기업대출은 6~7%로 은행 전체 여신 성장률을 4% 내외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중소법인 같은 경우 생산적 금융을 위주로, 소호는 선별 취급 등을 통해 적정 수준의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 2.3조 자사주 소각해 주주환원
양종희 회장 체제의 KB금융은 자본적정성을 나타나는 수치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3.63%, BIS자기자본비율은 15.75%를 기록했다. KB금융은 “달러 환율 급등과 대규모 주주환원 등 하락 요인에도, 효율적인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관리 등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CET1 비율 13.5%를 초과하는 자본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KB금융 이사회는 1426만주(약 2조3000억원 규모)의 기존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했다. 상법 개정에 따라 자기주식 소각이 의무화된 데 따른 조치다.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이 부여됐음에도 즉시 소각을 결정했다.
이사회는 주당 1143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추가 결의했다. 5월 중 총 2조9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다.
나상록 KB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전통적인 은행 산업에 있어서는 위기로 인식될 수 있는 머니무브의 물결을 비이자·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활용했다”며 “수익 구조의 다변화와 내실화는 주주와 기업가치제고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의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