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자 깎아 줄께요" 건설사 파격 제안 거절한 재개발 조합...황당 도정법 탓이라는데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6.04.28 07:30 수정 2026.04.28 09:14

CD 마이너스 금리까지 꺼낸 건설사
조합은 마이너스 금리 금지 조항 신설
도정법 해석 두고 업계 혼란

[땅집고]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전경./대우건설


[땅집고]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조합의 사업비 부담을 덜기 위해 ‘금리 인하’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조합이 이를 제동 걸고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원 부담을 낮추는 파격 조건인데, 법적 해석과 향후 리스크를 둘러싼 우려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금융 조건 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찍어주는 물건만 사세요" AI가 분석한 수익률200% 리스트 매월 공개

◇‘CD-0.5%’ 파격 금리 제안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에서 사업비 조달 금리로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0.5%’를 제안했다. 최근 CD금리가 2% 후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2% 초반대의 금리로 사업비 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통상 은행은 자금 조달 비용인 CD금리에 신용 위험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책정한다. 건설사가 마이너스 금리를 제안했다는 것은 사실상 가산금리 전액과 더불어 추가적인 이자 비용까지 시공사가 직접 부담하겠다는 파격적인 혜택이다.

하지만 조합은 최근 재입찰을 진행하며 ‘마이너스 금리 제안 금지’ 조항을 입찰 지침에 새롭게 추가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 것인데, 금리 인하 혜택을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조합원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성수4지구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참여했던 입찰이 무산됐고 재입찰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더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유리한 조건인데, 조합이 스스로 제한하는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향후 위법 논란이나 사업 지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CD금리 기준은…도정법 해석 두고 업계 혼란

조합이 이처럼 파격적인 혜택을 거부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 소지 때문이다. 현행법상 시공사는 조합에 재산상 이익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으며, 자금 조달 금리가 금융기관의 최저 금리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금리가 낮을수록 좋지만, 추후 법 위반으로 입찰이 무효가 되거나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핵심은 시중금리보다 낮은 기준을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다. 법 취지대로라면 CD금리를 기준으로 한 금리 제안 자체가 이미 시중 대출금리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이 경우 ‘CD+0.5%’나 ‘CD+1%’ 수준 역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압구정 재건축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압구정2구역에서 ‘CD금리 + 0.49%’를 제안한 바 있다. 만약 도정법의 취지가 시중금리보다 낮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면, 단순히 마이너스 금리뿐만 아니라 CD금리 수준이거나 가산금리를 소폭 더한 제안 역시 시중 대출 금리보다는 낮기 때문에 법적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엔 신반포19·25차에서도 포스코이앤씨가 조합 사업비 전액을 CD-1% 금리로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초구청은 해당 금리 조건에 대한 관련 법령 검토와 함께 외부 법률 자문을 진행 중이다. /hongg@chosun.com



화제의 뉴스

'현대건설 실적 쇼크'에 건설주 연쇄 하락…GS건설 주가도 '9.1%'폭락
포스코이앤씨, 대전 관저지구에 ‘더샵 관저아르테’...5월 1일 견본주택 오픈
8호선 라인 천지개벽…8조 현대차 연구소에 강동·위례 집값 들썩
무늬만 반도체 수혜지, 창문 열면 송전탑뷰에 인프라는 0 | 용인 양지 서희스타힐스 하이뷰
위례 마지막 황금 땅에 교육·교통 잡은 48층 아파텔 들어선다

오늘의 땅집GO

8호선 라인 천지개벽…8조 현대차 연구소에 강동·위례 집값 들썩
[단독] 신세계도 전세보증금 27억 떼였다…청담동 사택 경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