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공사비 2899억 올려달라" 원자재 쇼크에 서울 재개발 현장 '불똥'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04.26 06:00

도로공사 멈춰선 현장도…’공포의 5월’ 원자재 수급 직격탄
주택현장도 심각, 대형 건설사들 공사비 증액 공식화

[땅집고] 이달 초 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을 운반하는 믹서트럭이 서 있는 모습.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다음 달 중소 레미콘 업체들이 연쇄적으로 콘크리트 생산을 중단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뉴시스


[땅집고] 미국과 이란 간의 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건설 현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동발 건자재 수급난이 심화하면서 도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대형 건설사들도 공사비 증액과 공기 연장을 검토하는 등 건설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자재 고갈이 본격화하는 ‘공포의 5월’이 올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공사가 중단된 현장도 여러 곳이다. 경북도가 도내 26개 도로 건설 현장을 점검한 결과, 국도 14호선 재해복구사업 현장은 아스콘 생산 중단으로 공사가 일시 정지된 상태다. 대전이나 충남 등 지역 일부 도로 정비공사 등이 일시 중단된 상태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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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경우, 아직 도로공사가 중단한 사례는 파악되지 않는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포장 정비 공사는 기존 도로포장 유지관리 성격으로, 포트홀ㆍ긴급 굴착 복구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소규모 정비는 차질 없이 정상 진행되고 있다. 다만 시 관계자는 “대규모 포장 정비는 중동 정세에 따른 아스팔트 수급 상황을 고려해 착공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처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5월을 전후해 자재 수급 불안이 다시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상황을 점검 중이다. 국토부는 건설자재 가격과 수급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전국 5개 국토지방청 관할 내 자재 생산공장과 주택·도로 현장 등 총 274개소를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현장 점검 결과, 전체 공사가 중단된 현장은 없었으나 단열재, 방수재, 아스콘 등 일부 자재 부족으로 특정 공종이 일시 중단된 사례는 확인됐다. 이 경우 다른 공정을 우선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체 공정 차질은 최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김이탁 제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건설현장 비상경제TF’를 꾸리고 상황 점검에도 나서고 있다. TF는 레미콘 혼화제와 아스팔트, 단열재, 창호, 접착제, 실란트 등 마감재를 포함한 주요 자재의 수급 및 가격동향을 일일 단위로 점검 중이다.

건자재 수급난은 도로뿐 아니라 주택 건설 현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제품인 나프타 (Naphtha)를 원료로 하는 PVC 창호, 페인트, 단열재, 방수재 등 마감재 수급이 차질을 빚어질 전망이다. 나프타 비축 재고 소진 시점과 맞물리면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5월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공기가 임박한 곳부터 자재를 우선 배치하는 등 비상수단까지 동원하고 있으나, 영세한 레미콘 타설 업체들은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익명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물 공사에 들어가는 화학 성분 자재가 워낙 광범위해 중동발 수급난이 3개월만 넘어가도 대형 단지들도 공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운반비 증가까지 겹치며 건설사의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물 내 방수 및 마감 자재 대부분이 플라스틱 재질을 포함하고 있어 화학 자재 수급난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운반비 부담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사비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공사비 증액에 나서는 현장도 속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 대조1구역(힐스테이트 메디알레)과 등촌1구역 등 주요 현장 조합에 공기 연장 및 추가 공사비 발생 가능성을 언급하는 공문을 보냈다. 마천4구역 재개발 조합에는 이미 2899억여 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을 요청한 상태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중동 전쟁 여파로 레미콘 혼화제, 철골 강판, 후판 등 원자재 공급 차질과 협력사의 단가 인상 예고를 시행사에 공지했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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