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값 싼 외곽 지역에선 비만 될 확률도 높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전체 자치구 25곳 집값을 보면 격차가 제법 뚜렷하다. 이른바 ‘강남3구’로 묶여 상급지로 통하는 서초구 반포동에선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34평)가 올해 60억원을 돌파한 반면, 외곽으로 통하는 금천구에선 아직 5억~6억원대 아파트를 여럿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서울 자치구별 집값 격차만큼 건강 지표에서도 큰 차이가 관측돼 주목을 끌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저렴한 지역일수록 주민들이 비만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집값이 비싼 곳에서는 비만율이 떨어진다는 통계가 제시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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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20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 비만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금천구 비만율은 8.55%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비만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초구(4.82%)였다. 금천구의 비만율이 서초구보다 무려 두 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비만율이란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 지수(BMI)가 30 이상인 사람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한국에선 비만학회 기준에 따라 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간주한다. 이번 조사에선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적용해, 30 이상을 비만으로 보고 25이상 30미만이라면 비만 직전 단계인 과체중으로 분류했다.
금천구는 이 과체중 인구 비율에서도 32.36%를 기록하면서 서울 자치구 중 1위 자리에 올랐다. 반대로 과체중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강남구(26.02%)였다.
이번 통계를 서울에서 전국 단위로 범위를 넓히면 지역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국에서 비만율이 높은 곳은 인천 옹진군으로, 11.21%로 집계됐다. 이 곳에선 주민 10명 중 1명 이상이 비만인 셈이다. 이어 비만율 상위 10위권 지역에는 강원 양구군(10.3%), 화천군(10.2%), 철원군(10.1%), 인제군(10.1%)을 비롯해 경기 동두천시(10%)가 포함됐다. 모두 해당 지역에서 외곽이란 인식이 강한 곳인 만큼 집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각종 생활 인프라 이용이 불편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특히 비만율 1위 지역인 인천 옹진군은 섬인 영흥도에 있어 육지에 가려면 영흥대교 등을 거쳐 장거리 이동해야 하고, 지금까지 입주한 아파트 단지가 하나도 없어 오지로 꼽힌다.
반대로 전국 최저 비만율 지역은 경기 과천시(4.47%)였다. 인천 옹진구의 비만율이 과천시보다 2.5배나 높은 셈이다. 과천시에 이어 서울 강남구(4.9%), 송파구(5.7%), 용산구(5.8%), 성남시 분당구(5.1%), 용인시 수지구(5.4%) 등 대체로 소득 수준이 높은 만큼 집값이 높은 수도권 지역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통계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주 지역의 경제적 여건과 생활 인프라가 주민들의 건강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집값 과열을 잠재우고 가격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건강 지표의 지역적 편차에도 관심을 갖고 건강 불평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사는 곳에 따라 비만율이 2배 이상 차이 나는 현실에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지역별 맞춤형 건강관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