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목숨 걸고 간다" 여행지 순위 1위가 범죄소굴로, 천국의 섬이 어쩌다…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6.04.18 06:00

발리서 납치·살인 이어 성범죄까지
오버투어리즘의 역습, 외국인 범죄 급증
동남아 가성비 옛말, 치안에 무너진다
일본·대만으로 수요 이동

[땅집고] 인도네시아 발리의 누사 페니다의 켈링킹(끌링킹) 비치 / EPA=연합


[땅집고] “천국의 섬이 어쩌다 저렇게 까지”
인도네시아 발리 이야기다. 최근 현지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 살인, 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안전 공지를 내고 신변 보호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발리는 뉴욕, 런던, 파리 등 글로벌 대도시를 제치고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최고의 여행지 1위를 차지했던 곳이다. 세계 최고의 휴양지가 어쩌다 범죄의 온상이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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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밀집 지역서 강력 사건 잇따라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인이 주로 찾는 짐바란, 스미냑, 짱구 등 주요 관광지에서 강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짐바란에서는 우크라이나 남성이 납치된 뒤 열흘 만에 토막 난 시신으로 발견됐고, 3월에는 네덜란드 관광객 피습 사망 사건과 중국인 여성 성폭행 사건이 같은 날 발생했다. 대사관은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지역명까지 공개하며 경고했다. 사건 발생한 곳이 숙소, 식당, 해변 등 관광객이 밀집한 장소라는 점은 불안감을 더욱 키운다. 대사관측은 야간에 나홀로 통행을 자제하고 신원이 불확실한 오토바이 택시(고젝, 그랩 등) 이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빌라를 숙소로 사용할 경우, 보안을 확인해야 한다. 개정 형법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는 혼전 동거 및 성관계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는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이 지목된다. 과잉관광은 특정 지역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환경·치안·삶의 질·관광 경험까지 모두 악화되는 현상을 뜻한다. 인도네시아는 2025년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10위권에 진입했다. 매년 30만 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발리를 찾는다. 한국인을 포함한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범죄 노출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지 외국인 연루 범죄는 최근 1년 사이 급증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 관련 범죄는 전년 대비 약 47% 증가했다. 오는 5월 결혼을 앞둔 이모(35)씨는 “발리로 신혼여행을 계획했는데, 범죄 소식을 접하고 취소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범죄 유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기존의 단순 절도를 넘어 사기, 마약, 금융 범죄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ATM 해킹이나 복제 등 관광객의 자산을 노린 금융 사기도 빈번해지면서 여행객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땅집고]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지난 2일 최근 발리 내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외국인 대상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강력범죄 예방 안전 공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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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곳곳 위험” 일본·대만이 관광수요 흡수

발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캄보디아 등에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고문 사건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동남아 여행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다. 일부 국내 여행 업계는 지난해 말 문제가 된 지역의 관련 상품 판매를 전격 중단하기도 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이제는 동남아 전체가 위험하다”, “당분간 여행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남아는 국내 여행업계가 가장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주력 시장이라는 점에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동남아의 빈자리는 일본과 대만 등 대체 여행지가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비행시간이 짧고 치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데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격차까지 줄어들면서 여행객들의 선택이 가성비 중심의 동남아에서 안전한 국가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관광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재편으로 보고 있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더 이상 ‘값싸게 즐기는 여행지’라는 인식을 잃어가고 있다”며 “안전과 경험 경쟁에서 밀리면 수요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료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수요 이탈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미 주요 항공사들도 수익성이 떨어진 동남아 노선 대신 일본 등 단거리 노선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류 할증료 부담이 적은 근거리 지역으로 재편하고 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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