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괴리에 줄줄이 무산
골프장 몸값 버블 꺼지나
[땅집고] 최근 골프장 M&A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매도자 측은 과거 호황기 기준의 높은 몸값을 고수하는 반면 매수자 측은 골프장 이용객 감소를 이유로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거래가 줄줄이 무산되는 분위기다.
코오롱그룹은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충남 천안에 위치한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 우정힐스CC 매각을 추진 중이다. 고(故) 이동찬 명예회장의 호를 따서 이름 지을 만큼 애착이 컸던 자산이지만, 매각 작업은 지난해부터 지지부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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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코오롱 측은 매각가로 2500억원 수준을 희망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최근 가격을 낮춰 다시 매수자를 찾고 있지만, 인수를 검토하던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여전히 가격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된 동양생명 역시 골프장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매각 대상은 경기 안성 파인크리크CC와 강원 삼척 파인밸리CC 두 곳이다. 동양생명은 두 골프장은 총 45홀 규모로 패키지 매각가로 약 432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홀당 약 1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동양레저가 지난해 말 제시한 인수가는 약 2400억원에 불과했다. 양측 간 가격 차이는 1900억원 이상으로 벌어진 상태다. 이 같은 인수 추진을 두고 동양레저 내부에서는 주주들과의 갈등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골프장 매각이 난항을 겪는 배경에는 지난해 애경그룹의 중부CC 매각 사례가 있다. 당시 중부CC가 홀당 약 110억원이라는 유례없는 고가에 팔리면서, 골프장을 보유한 재벌 기업들의 눈높이가 일제히 높아졌다. 그런데 최근 골프장 이용객 감소와 회원권 가치 변동 등 시장 지표가 꺾이면서 매수자들의 태도가 변했다.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3년째 감소세다. 사단법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24개 골프장을 이용한 내장객 수는 약 4641만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총 내장객 4741만명과 비교해 100만명이 줄었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매도자들은 여전히 ‘홀당 100억원’ 시대를 기준으로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자본 조달 비용이 상승한 매수자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운 금액”이라며 “당분간 가격 조율이 안 된 매물들이 시장에 쌓이는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