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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한복판 군사기지, '탄약고 신도시'서 1.5만 가구 단지 들어선다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4.14 06:00

20년 지연 끝 ‘알파탄약고’ 이전 완료
역사문화공원 조성…2028년 개방 목표
LH, 1만5000가구 공급 시동

[땅집고] 고덕신도시 내 알파탄약고 위치. /땅집고DB


[땅집고] 경기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고덕신도시) 한복판에 있던 미군 ‘알파탄약고’가 마침내 이전을 마치면서 20년 가까이 지연됐던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묶여 있던 약 137만㎡가 풀릴 전망이어서, 그동안 멈춰 있던 1만5000가구 규모 주택 공급과 기반시설 조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0년 지연 끝 ‘알파탄약고’ 이전

알파탄약고가 있는 고덕신도시는 LH가 평택시 장당동과 고덕면 일원 1342만2000㎡에 3단계로 나눠 조성 중인 택지지구다. 그러나 신도시 북측에 있는 알파탄약고의 반환 계획이 결정되지 않은 탓에 공사 기간이 거의 무기한으로 연장됐다.

알파탄약고는 1950년대 중반부터 미 7공군사령부가 관리하는 미군 군사시설로, 전투기·폭격기용 탄약과 미사일 등을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999년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2008년 반환될 예정이었지만, 평택 미군기지 이전 계획에 묶여 대체 탄약고 건설 지연으로 반환이 여러 차례 지연됐다. 2016년에서 또 다시 2019년으로 연기된 데 이어 2020년에는 아예 반환 대상에서 제외되며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 그러던 중 2023년, 한·미 양해각서(SOFA)에 따라 인근 탄약고로의 임시 이전이 합의됐다.

이로 인해 고덕신도시는 ‘탄약고를 품은 신도시’라는 오명을 안은 채 개발이 진행됐다. 실제로 일부 단지에서는 거실에서 탄약고와 군용 차량 이동이 보일 정도로 생활권과 밀접해 주민 불안이 컸다. 2021년 당시 땅집고 취재에서 고덕신도시 내 ‘신앙인스빌’ 아파트 입주민 A씨는 “군사시설이라고 하지만 사실 비밀도 없다”라며, “아파트 거실에서 창문으로 내려다보면 탄약고가 훤히 보이고 거실에서 군용 트럭이 하루에 몇대나 왔다갔다하는지까지 다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방부, 주한미군 등이 공동으로 이전 작업을 완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탄약이 모두 반출되면서 해당 부지 개발의 물리적 제약이 해소됐고 본격적으로 평택고덕신도시 조성 3-3단계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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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2028년 개방 목표

탄약고 부지 일부는 주거용지로 개발되는 동시에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평택시는 약 14만8000㎡ 규모의 부지에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고, 일부 군 시설을 보존해 시립미술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원 조성 시점은 반환 및 정화 절차 이후인 2028년 전후가 될 전망이다.

[땅집고] 고덕신도시 2단계 부지에 위치한 고덕파라곤2차 아파트입주자모집공고문. LH는 단순히 혐오시설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라고만 표시했다. /독자 제공


고덕신도시는 애초 탄약고 이전을 전제로 계획됐지만, 이전 확정 없이 분양이 진행되면서 큰 논란을 낳았다. 당시 일부 분양 공고문에는 ‘혐오시설’이라는 표현만 기재됐을 뿐 구체적 설명이 부족해, 당시 신도시 입주민들이 “사실상 고지 의무를 회피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알파탄약고를 이전했다고 끝은 아니다. 향후 공급 방식, 착공 시기, 기반시설 확충 속도에 따라 체감 효과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6월 목표…공여구역은 2028년 이후 공급”

현재 남은 핵심 절차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공여구역 반환, LH의 부지 매입이다. LH는 연내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하고, 반환 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부지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땅집고] '고덕자이센트로' 서쪽으로 850m 정도 떨어져 있는 미군 알파탄약고 전경. /평택 미군 알파탄약고 이전 비상대책위원회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와 공여구역 반환은 별도 절차로 진행된다. LH에 따르면 군사보호구역 해제는 현재 공군작전사령부 심의를 거쳐 합동참모본부 단계까지 올라간 상태다. 다만 탄약 이전이 이미 완료돼 미군 측으로부터 군부구역 내에 건설공사 착수에 대한 협조는 확보된 상태다.

반면, 알파탄약고 부지는 미군 공여구역으로, 국방부·환경부·외교부를 거쳐 한·미 협의 절차를 별도로 밟아야 한다. 반환 이후 LH가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군사보호구역(약 1만1000가구)은 2025~2026년 공급이 추진되는 반면, 공여구역(약 3000가구)은 반환 절차를 거쳐 2028년 이후 공급이 예상된다. LH 관계자는 “군사보호구역과 공여구역은 별개 트랙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공여구역은 토양오염 여부 등이 변수지만, 오염이 크지 않을 경우 반환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사업 일정은 2028년 착공을 기준으로 잡혀 있다. 통상 착공 후 약 30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입주는 2030년 전후가 될 전망이다. 분양 시점은 착공과 연동돼 2028년 말에서 2029년 초가 유력하다. LH 관계자는 “착공 후 6개월 내 공급 계획을 수립해 분양에 나설 것”이라며 “공여구역 반환 협의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전체 사업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LH, 1만5000가구 공급 본격화하나?

최근 정치권에서 LH 보유 토지를 활용한 ‘임대주택 확대’ 기조가 강조되면서, 단순 분양 위주가 아닌 분양와 임대 혼합 형태로 설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실수요자 접근성은 높아지지만, 분양을 기대했던 기존 수요층과의 온도차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주택시장 가격 안정을 목표로 한다면 분양주택 공급이 더 효과적”이라며 “공공임대는 공급량을 늘리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덕지구처럼 이미 공급이 많은 지역은 수요를 면밀히 따져야 하며, 입지 고려 없이 물량만 늘릴 경우 미입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공공임대는 정책 대상 중심으로 공급되는 반면에 분양은 구매력 있는 수요를 흡수해 시장 안정 효과를 더 크게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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