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원2구역 시공사 교체 갈등 극한으로… ‘유혈 충돌’ 벌어졌다
해임 조합장, 11일 총회 강행군… DL이앤씨 “불법 총회 불허” 강경 맞대응
[땅집고] 경기 성남시 최대 재개발 단지인 ‘상대원2구역’ 현장이 시공권 사수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을 넘어 결국 인명 사고가 발생하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사고 경위를 두고 해임된 조합장과 시공사인 DL이앤씨의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며 진실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 “해임 조합장, 기습 침입ㆍ무단 점거” vs “DL이앤씨 요원, 무리하게 개입하다 사고”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9시 10분경, 상대원2구역 현장에서 DL이앤씨 측 안전관리 요원 A씨가 작업 중인 포크레인에 부딪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즉시 응급실로 후송됐으며, 포크레인 기사는 현장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사고 경위에 대해 DL이앤씨 측은 해임된 해임된 정수은 전 조합장 측의 무리한 현장 진입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새 조합 직무대행으로부터 착공 준비 승인을 받아 적법하게 관리하던 현장인데, 해임된 정 전 조합장 측 인력 20여 명이 펜스를 훼손하며 무리하게 침입했다”며 “이 과정에서 포크레인이 무리하게 개입하다가 현장을 방어하던 요원을 타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 전 조합장 측은 정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다. 조합 사무실은 ‘공사현장 불법행위 안심 공지’를 통해 “불법적으로 현장을 점거하던 DL이앤씨 관련 용역 인원이 포크레인 작업에 무리하게 개입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조합 측은 이번 사고가 개인의 돌발 행동이 아닌 DL이앤씨의 조직적 사주에 의한 개입이라며 무단 침입과 협박 혐의로 맞서고 있다.
◇ 오는 11일 정기총회 강행 두고도 갈등… “피해는 결국 조합원 몫” 우려
업계에서는 이번 충돌이 오는 11일로 예정한 정기총회를 두고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방증이라고 보고 있다. 정 전 조합장 측은 지난 4일 임시총회에서 해임됐으나, 즉각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시공사를 기존 DL이앤씨에서 GS건설로 교체하기 위한 총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전 조합장 측은 총회 성사를 위해 ‘참석 시 최대 30만원 지급’ 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조합원들의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DL이앤씨 측은 정기총회 개최에 강하게 반대하며 “안전 관리 주체로서 현장 내 불법 총회 개최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정 전 조합장은 지난 4일 해임 총회 당시 비대위 측에 ‘안전상의 이유’로 현장 내 총회 진행 불가 공문을 발송해놓고 이제 와서 현장 총회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무단 점거 시도와 장비를 동원한 인명 사고까지 발생한 위험 상황에서 총회를 강행하는 것은 조합원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경찰이 포크레인 기사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배후 지시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인 가운데, 총회 개최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익명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지 규모가 큰 만큼 양 시공사의 수주 활동이 한계를 넘어서며 무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러한 유혈 사태와 법적 공방은 결국 사업 지연과 분담금 폭탄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를 재개발해 최고 29층, 43개동, 총 4885가구 대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이 2021년 ‘e편한세상’ 브랜드를 적용하는 내용으로 DL이앤씨와 도급계약을 체결했지만, 돌연 ‘e편한세상’ 대신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를 써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내부 방침상 ‘아크로’는 불가능하다는 DL이앤씨에 맞서 조합이 GS건설로 시공사 변경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시공사 계약 해지를 의결한 뒤 올해 1월 입찰 공고를 내고, 3월 초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교체를 위한 빠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두 건설사 간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이 과정에서 조합장 교체 갈등이 불거졌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달 4일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투표를 통해 정 조합장을 비롯해 함께 수뇌부 역할을 했던 이사 2명을 최종 해임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6일 정 조합장이 해임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을 즉각 신청하면서 다시 갈등에 불씨가 붙은 상황이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