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기상도] 롯데건설 3년 연속 실적 하락세…‘개발맨’ 오일근 체제로 디벨로퍼 도약 꿈꾸나
[땅집고] 롯데건설이 3년 연속 하락한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 공시한 지난해 실적을 들여다 본 결과 영업이익이 1054억원으로 2년 전 대비 반토막 난 데다가,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흐름은 -6242억원으로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오일근 대표(부사장)가 턴어라운드(실적 반등)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오 대표가 롯데그룹에서 ‘개발맨’으로 활약한 점을 고려하면, 그의 지휘 하에 롯데건설이 그룹사 개발 사업에 본격 뛰어들며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년 연속 실적 부진…2년만에 영업이익 59% 감소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조909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6조8111억원보다 16%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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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로 증가로 외형은 커졌지만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은 3년째 내리막길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3년 2595억원 ▲2024년 1695억원 ▲2025년 1054억원으로 2년 만에 59.4% 감소했다.
특히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고착화하면서 유동성이 좋지 않다는 평가다. 2023년까지만 해도 107억원 흑자였지만 2024년 -1407억원으로 적자 전환 후 지난해 -6242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롯데건설 사업 구조가 주택과 건축에 편중된 탓에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매출의 약 75%가 국내 주택건축과 토목 분야에서 발생했다. 해외 매출은 2300억원대로, 2년 전 1조2200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디벨로퍼 오일근 전략 통할까…단순 시공 넘어 지분 참여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구원투수로 투입한 오 대표가 경영 능력을 발휘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의 이력을 고려하면 단순 아파트 시공에서 벗어나 그룹사 개발 사업에 두루 참여하면서 체질 개선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 대표는 1996년 롯데그룹 공채를 통해 롯데월드로 입사했다. 이후 롯데마트로 옮겨 신규 점포 개발을 담당했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자산개발에서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정통 롯데맨’이자 개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오 대표 취임 이후 15년 이상 중단됐던 미완성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지난 3월 30일 서울 도봉구 지하철 1호선 창동역 상부를 개발해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 복합몰로 조성하는 창동민자역사 공사를 완료한 것. 당초 2004년 착공 후 시행사 경영난으로 2010년 공사 중단했는데, 롯데건설이 2022년 인수해 사업을 마무리한 것.
롯데그룹 관계자는 “오 대표가 특기를 살려 향후 그룹사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롯데건설 재무 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개선하는 솔루션을 찾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올해 3월 본사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을 통해 향후 경영 계획과 함께 ‘경영 리빌딩(Re-Building)’ 전략을 발표하며, 그룹 내 디벨로퍼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롯데그룹 계열사가 진행하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하되, 단순 시공을 넘어 지분 참여을 통해 사업 전반에 참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롯데물산이 롯데칠성음료로부터 약 2805억원에 매입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부지 개발 사업에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하고 지분 참여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서초동 롯데칠성음료 부지,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내 롯데쇼핑 부지에도 롯데건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