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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엔 '부동산 절연' 주문…해킹사태 KT의 집 장사 실적 잔치는 괜찮나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6.04.09 11:23

해킹에 울고, 부동산 분양에 웃었다
KT 본업은 흔들, 실적은 최대

[땅집고] 서울 광화문 KT 본사 전경./뉴스1


[땅집고]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국민들에게 ‘부동산과의 절연’을 선언한 가운데, 정작 국가 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KT는 본업인 통신업에서 대형 해킹 사고를 내고도 부동산 분양 수익으로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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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역대 최대 실적

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8조2442억원, 영업이익 2조46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9% 늘었고, 영업이익은 205% 급증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 급증에는 본업보다는 부동산 분양 이익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 강북본부 부지 복합개발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분양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KT는 지난해 2분기에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통신사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구조는 단순하다. KT가 강북지역본부 부지를 활용해 아파트 분양을 통해서만 약 4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고, 이 수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해당 부동산 이익이 없었다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기지 못하고 6000억원대에 머물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일회성 부동산 분양수익 실적이 올해 제외되면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땅집고] 지난달 31일 박윤영 KT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됐다./KT


◇KT에스테이트 5년 만에 매출 2배 성장

문제는 KT가 지난해 대규모 해킹 사태로 가입자 이탈과 신뢰도 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KT는 올해 초 위약금 면제 기간(총 14일) 동안 무려 31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했다. 해킹 사태 이후 유사한 조치를 취한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 규모인 16만명을 훨씬 웃돈다. KT는 사고 대응 과정에서 유심(USIM) 교체 비용 등 일회성 지출이 발생하며 수익성도 흔들렸다. 여기에 올해는 45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 패키지까지 반영될 예정이어서 통신 사업의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 실적을 떠받친 것은 부동산 계열사 KT에스테이트다. KT가 100% 지분을 보유한 이 회사는 과거 전화국 등 유휴부지 개발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임대·개발·분양·호텔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매출은 2021년 3354억원에서 2025년 705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413억원에서 1268억원으로 증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해킹 사태로 위기를 겪은 KT 실적을 방어했다.

사업 확장 속도도 빠르다. KT에스테이트는 지난해 4분기 ‘강남역1307피에프브이(PFV)’를 설립하고 서울 강남 일대 부지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강남역 인근 1982㎡ 규모 부지를 약 1790억원에 매입해 지하 6층~지상 18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짓는 프로젝트다. 단순한 유휴자산 활용을 넘어 본격적인 디벨로퍼로 변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땅집고] 서울 광진구 이스트폴 전경. 총 1063가구 아파트, 최고 31층 오피스, 150실의 5성급 호텔, 282실의 기업형임대주택 리마크빌, 광진구 신청사, 구의회, 보건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KT에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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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절연은 국민만?

그러나 이 같은 행보는 정부 정책 방향과는 배치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2026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금융과 부동산의 과감한 절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에게는 부동산 투기 근절과 부채 축소를 압박하면서, 한때 공기업이었던 기간통신사 KT가 부동산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은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던 KT가 위기 때마다 부동산 수익으로 실적을 방어하는 행태는 통신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독이 될 수 있다”며 “국민의 통신비를 담보로 성장한 기업이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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