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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전세-천원주택이 포퓰리즘 끝판왕인 이유…국힘 1호 공약이 '文 정부 공공임대 변종'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26.04.07 06:00

문재인 대통령 임대주택 비판하던 국힘
돌연 6.3 지방선거 1호 공약이 반값 전세
보수정당이 포퓰리즘 정책으로 전환하나

[땅집고] 2020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화성 동탄의 임대아파트를 방문,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임대주택정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땅집고] 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국민의힘’이 내놓은 6·3 지방선거 1호 공약이 '수도권 반값 전세 추진'이다. 장동혁 대표는 최근 간담회를 갖고 "주변 가격의 50%로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는 반값 전세를 먼저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이른 시일 안에 이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며 '반값 전세' 공약을 발표했다. .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공약일까. 주거문제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뒤흔들수 있는 공약이다. 국민의힘이 반값 전세를 공약으로 채택했다면 먼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2020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동탄의 공공임대 주택 단지를 둘러보며 4인 가족도 살 만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대통령은 “굳이 자기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이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는 등의 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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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발언이 보도되자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은 “집값 잡기는 포기하고 공공 임대 홍보에 나선 거냐”, “ 미친 집값 탓에 무주택자들이 ‘영끌 빚투’까지 해가며 절박하게 내 집 마련에 매달리는데, 임대주택으로 ‘희망 고문’식 처방을 제시하는 게 상식적인가” 등의 비판을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00만 호 시대를 열고, 2025년까지 240만 호(재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또 청년, 고령층 등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맞춤형 공급과 중산층도 살기 좋은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목표로 내세웠다.

당시 국민의힘은 국민들이 내집마련을 원하는 만큼, 분양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대주택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임대주택의 브랜드 가치 하락 및 슬럼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윤석열 정부에서는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지속적으로 축소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첫 해인 2022년 22조 5281억원에서 2025년 15조 4,272억원으로 7조 1009억원(31.5%)으로 감축했다. 분양형 주택 공급확대로 예산을 배정한 것이다.

그런 국민의힘이 돌연 반값전세라는 이름의 임대주택 정책을 제1공약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적어도 이런 공약을 내놓으려면 반값 전세와 문재인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확대 정책과의 차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보수적 입장에서 보자면 문재인 정부의 공공임대주택정책보다 더 극단적 정책이 반값 전세이다.

반값 전세라는 것이 임대료를 공공임대에 비해 더 파격적으로 낮춘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재정부담이 늘어난다.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연차별 공급계획부터 재원, 국제적 비교 등 그럴 듯한 로드맵이라는 것도 있었다. 당시 공급 목표에 맞추려고 외곽지역에 대량 공급하다보니 공실률이 17%로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반값 전세는 사실상 매입임대와 비슷하다. 매입임대는 짬짜미 구매로 집값 부풀리기 등 많은 부작용이 지적됐고 누구보다도 그 문제점을 비판했던 정당이 국민의 힘이다.

그런 설명 조차 없는 반값 전세는 보수정당이 그렇게 비판하던 ‘포퓰리즘’ 적 주택정책이다. 과거 홍준표 전의원이 반값 아파트 도입을 주창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실제 반값아파트 정책을 실시했다. 반값아파트는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토지는 임대료를 내고 건물만 소유하는 방식이다. 토지가 국유화된 싱가포르 방식으로, 한국에 일부 도입됐지만, 주택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선거용 공약으로는 그럴 듯해보였지만, 실제 주택문제 해결 기여도는 의문이다.

보수정당의 주택정책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국힘의힘 소속의 유정복 인천시장이 추진하는 천원주택이 대표적이다. 하루 임대료 1000원(월 3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책의 홍보 효과에 비해 실제 혜택을 받는 대상이 한정적이다. 치열한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가 있지만 공급물량에 한계가 있다. 인천에서 매년 1000가구씩 공급되는데 행복한 사람은 로또 당첨의 행운을 누린 사람들 뿐이다.

‘천원주택’의 원조는 전남 화순이다. 화순군은 2022년부터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했던 정책이다. 화순군의 만원 임대주택은 지자체가 민간 임대 아파트를 임차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 1만원에 재임대해주는 주거 지원 정책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월세 1만 원' 주택 공약을 내놓았다. 화순군과 같은 지역 활성화 정책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재정을 투입하는 이런 식의 파격적 임대주택 정책은 인구소멸지역과 같은 특정 지역에서는 실시할 수 있는 정책이지 대도시 인천이 도입하기에는 효과와 재정 조달 측면에서 부적합하다.

공공임대주택은 선진국에서 모두 시행하는 정책이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관리운영비 증가와 슬럼화 등으로 민영화하는 추세이다. 다만 적정 재고는 필요하다는 것이 학계의 다수설이다. 보수정당의 정책은 시장경제의 원리와 장기적인 지속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의 변종인 천원주택이나 반값 전세를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한 공약으로 포장하는 것은 보수의 품격이 아니라 보수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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