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4km 벚꽃터널 부산 광안리 아파트..50년 명물이 사라지는 이유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4.05 15:12 수정 2026.04.07 10:41


[땅집고]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단지 내 1.4km 길이 벚꽃길 모습. /한국관광공사


[땅집고] “우리나라 아파트 중 벚꽃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인데, 곧 재건축으로 사라진다니 너무 슬프네요…”

본격 봄철이 시작되는 이달 들어 전국 곳곳에서 벚꽃이 만개하고 있다. 화사한 풍경을 감상하려는 꽃놀이 관광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굳이 먼 곳으로 나들이를 떠나지 않아도 집 안에서 창문만 열면 벚꽃 명소가 펼쳐지는 아파트가 있어 주목이 쏟아진다. 부산시 핵심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이다.

광안리 해변가를 끼고 있는 삼익비치타운은 최고 12층, 33개동, 총 3060가구 규모 대단지다. 1979년 입주해 올해로 48년째로 낡은 만큼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전용 59㎡(25평)가 3월 9억원, 84㎡(34평)가 1월 11억9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삼익비치타운은 당초 99층 높이에 3700가구 규모로 재건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초고층 아파트를 짓을 경우 분담금과 공사기간 등이 대폭 증가할 것을 우려한 조합이 해당 계획안을 철회했다. 대신 가구수를 기존 3060가구로 그대로 유지하는 1대 1 재건축 방식으로 선회해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하는 단계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안에 인가를 받고, 2027년 말 철거 및 이주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땅집고]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벚꽃길은 아파트가 준공한 1979년 함께 식재됐다. /유튜브 Hognizm 채널


올해 삼익비치타운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쏟아져나온다. 아파트가 철거되면 단지 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벚꽃나무도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익비치타운 벚꽃길은 총 길이 1.4km로 벚꽃나무 총 470여 그루가 식재돼있다. 광안리 바다와 맞닿아있는 골목부터 아파트 단지쪽으로 이 벚꽃길이 쭉 이어져 있어 마치 별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파트가 준공할 1979년 당시 미관을 위해 도로 양쪽에 벚꽃나무를 심어뒀는데, 나무가 점점 자라 도로 위로 가지를 뻗으면서 지금과 같은 터널 형태를 이루게 됐다. 최근 입장료를 받는 명소가 늘고 있지만 삼익비치타운 벚꽃길은 무료며 걸어서도 충분히 이용 가능해 부산시 일대에서는 봄철마다 관광객이 쏟아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땅집고]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단지 내 1.4km 길이 벚꽃길 모습. /한국관광공사


현재 조합은 삼익비치타운 재건축 후 단지 내 어린이공원 등 녹지를 조성하고, 나무 340여그루를 분산해서 배치하는 조경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금처럼 벚꽃나무가 연속적으로 1.4km 길이로 쭉 이어지는 터널 형태는 찾아볼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벚꽃나무를 잠시 옮겨뒀다가 재건축 후 다시 심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지만, 나무가 고령인 만큼 고사할 가능성이 커 사실상 되살리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거의 50년째 자리를 지켜온 벚꽃길이 사라진다니 너무 아쉽다”, “그냥 재건축 안하면 안되나”라는 등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삼익비치타운 조합원들은 “남의 집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파트가 너무 낡아 재건축이 꼭 필요한 상황”, “조합원 재산권이 달린 문제인 만큼 벚꽃나무 살리기보다는 재건축 진행이 중요한 것 아니냐”며 사업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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