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당초 국민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 부지가 민간임대주택 용도로 바뀌었다. 이 땅을 매수한 민간건설사 리젠시빌주택이 앞으로 아파트를 임대한 뒤 분양 전환해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의왕시는 이달 16일 백운밸리 최남단에 있는 1만6322㎡ 규모 A1블록에 대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신축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백운밸리는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 남쪽 학의동 일대 95만4979㎡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서 풀어서 개발하는 미니 신도시다. 총 사업비 2조198억원으로 의왕시 역대 최대 규모 도시개발사업이다. 사업이 출범한 2012년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4080가구와 의료시설·호텔·비즈니스센터 등을 함께 짓는 지식문화복합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시행은 의왕도시공사가 지분 50%를 보유한 의왕백운PFV가 맡았다.
당초 백운밸리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A1블록에는 국민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국토교통부가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이 곳에 국민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본 것. 하지만 백운밸리 시행사인 의왕백운PFV가 A1블록에 국가·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 지방공사 등을 대상으로 사업자를 모집했는데도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공고가 수 차례 유찰돼 땅이 공터로 방치됐다.
의왕백운PFV는 부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A1블록 임대 유형을 변경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의왕백운PFV 측 요청을 받아들인 김성제 의왕시장은 2023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찾아 사업자가 임대주택을 공급하되 추후 분양전환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공공지원민간임대 용도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관련 사항을 검토한 국토교통부는 2025년 4월 24일 A1블록 임대유형을 국민임대에서 공공지원민간임대로 바꾸는 것을 최종 승인했다. 용적률은 기존 180%에서 220%로 상향되면서 사업자 수익성이 올라갔다. 동시에 의왕백운PFV가 납부해야 할 공공기여금액은 기존 2189억원에서 2226억원으로, 37억원 증액됐다.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낸 의왕백운PFV는 지난해 7월 공급용도가 변경된 백운밸리 A1블록을 788억3526만원에 매각하는 공고를 냈다. 그 결과 과거 호반건설 계열사였으나 2019년 분리된 리젠시빌주택이 최고가를 써내면서 부지를 손에 넣었다.
앞으로 백운밸리 A1블록에는 지하 3층~지상 16층, 6개동, 총 414가구 규모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택형은 전용 60㎡ 이하 336가구, 60~85 ㎡ 이하 78가구로 계획됐다. 올해 6월 착공해 2029년 1월 준공이 목표다. 앞으로 리젠시빌주택은 이 단지 중 30%를 신혼부부·청년·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공급 물량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A1블록 최초 공급 형태는 입주자들에게 보증금과 월세를 받는 임대지만, 10년 임대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분양전환돼 임대아파트 형태를 벗어나게 된다. 통상 분양전환가격은 주변 시세를 고려해 책정된다. A1블록 바로 북쪽으로 맞붙어있는 ‘백운밸리레이크포레4단지’의 경우 59㎡가 지난해 12월 6억5300만원, 74㎡가 올해 3월 7억원 등에 거래됐다. 앞으로 리젠시빌주택이 아파트를 분양전환하면 최소 수백억원대 분양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의왕백운PFV가 백운밸리 장기 미매각 부지를 전환해 지역 활성화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민간건설사 이득을 불리는 방향으로 계획이 변경된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백운밸리발전통합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사업이 확정된 만큼 공사가 예정대로 이뤄지면서 백운밸리 개발이 마무리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용적률 완화 조치로 개발이익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공공기여 금액이 37억원만 증가한 사실에 대해 행정소송 등 절차를 검토 중이다, 개발이익이 공공기여로 제대로 환원되는지는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