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목숨 걸고 출근, 철근 시멘트 후두둑 떨어지는 '붕괴 위험' 성동경찰서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3.31 10:10 수정 2026.03.31 11:29

하루 수백 명 이용하는 성동경찰서
임시 지지대 130개로 버티는 구조
안전진단 ‘E등급’ 판정
서울경찰청장 방문 이후 재건축 논의 본격화

[땅집고]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에 위치한 '서울 성동경찰서' 전경. 건물 노후화로 지난해 안전진단 E등급을 받고 올해 재건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강시온 기자


[땅집고] 서울 지하철 2·5호선과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 ITX청춘이 지나는 왕십리역 4번 출구를 나와 2분정도 걷자 사거리 코너에 자리한 경찰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는 중심지에 위치해 있는 서울성동경찰서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건물 상태는 확연히 달랐다. 외벽 창틀을 따라 하얗게 번진 자국이 길게 늘어져 있었고, 그 아래로는 페인트와 시멘트가 흘러내린 흔적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일부 구간은 타일 줄눈이 벌어지고 틈이 생긴 채 방치돼 있었다. 손전등 불빛이 닿은 천장에는 길게 갈라진 균열과 함께 누렇게 변색된 흔적이 선명했다. 그 아래로는 시멘트가 녹아들며 생긴 종유석 모양의 석회질이 매달려 있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 하루 수백 명이 드나드는 성동경찰서의 현재 모습이다.

[땅집고] 서울성동경찰서 지하주차장 일부 모습. 시멘트가 녹아 중성화가 진행되며 자란 종유관이 고드름처럼 천장 곳곳에 매달려 있었다. /강시온 기자


◇ 지하로 내려가자…“여긴 더 심합니다”

건물 내부는 천장을 따라 이어진 균열이 눈에 띄었다. 손전등으로 비춰보니 균열은 한두 군데가 아니라 길게 이어져 있었다. 균열 주변 콘크리트는 색이 변해 있었고, 일부는 부풀어 오른 듯 들떠 있었다. 콘크리트가 일부 무너지면서 누수가 생겨 내부 구조를 약화시키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업계 전문가는 “이 현상은 복합열화 현상”이라며, “외벽 방수 기능이 무너지면서 누수가 반복되고, 그 물이 내부 구조체를 손상시키며 철근 부식까지 이어지는 단계로 단순히 외관이 낡은 수준을 넘어 구조 안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땅집고] 철근을 감싸고 있는 시멘트가 떨어져 나가면서 철근의 모습이 들어나고 있다. /강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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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을 막아둔 지하주차장 상황은 더 심각했다. 천장은 콘크리트 표면이 들뜨고 떨어져 나간 자국이 가득했고, 심지어 일부 구간은 철근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다. 살짝 건드리자 철근을 감싸고 있던 시멘트가 후두둑 떨어졌다. 약 130여 개에 달하는 지지대가 일정 간격으로 설치돼 천장을 떠받치고 있긴 하지만, 말 그대로 ‘임시 구조물’일 뿐이다.

◇ 안전진단 ‘E등급’ 건물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

이곳은 지난해 4월,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았다. 국토교통부 시설물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세부지침에 따르면, 시설물 평가등급 기준은 A부터 E까지 총 5단계다. 그 중 E등급은 사용 제한 또는 긴급조치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천장 일부가 무너지며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병기 경무과장은 “원래는 직원들이 이용하던 공간인데 지금은 아예 못 쓴다”며 “추가 붕괴 우려 때문에 계속 보강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은 E등급 판정을 받아 즉시 개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임시 보강에 의존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경찰 약 740명이 근무하고, 하루 수백 명의 민원인이 찾는다. 왕십리 일대 치안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지만 재건축에 관한 구체적인 일정은 이제 막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 과장은 “현재 재정경제부와 경찰청, 서울시가 발 빠른 대응을 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서울경찰청장의 방문 이후 재건축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한편, 경찰서 부지를 둘러싸고 이전 및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하철 5개 노선 환승역세권이 바로 앞에 위치하고, 주변에 상업시설과 유동인구가 밀집해 있어 개발 잠재력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경찰서 측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치안 대응 측면에서 현 위치가 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내부 조사에서도 구성원의 90% 이상이 이전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장은 “현 부지는 신속한 출동과 민원 대응 모두에 최적화된 입지”라며 “이전이 아닌 현 부지 재건축을 통해, 해외 개발 사례를 참고한 상생형 개발 모델을 구현하겠다”고 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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