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 달 새 3억 급등에도…매매 기피한다는 신혼부부 성지 '이 동네'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3.25 17:05

20평대·30평대…단 1억 차이
직주근접 우수하지만, 학군지는 ‘글쎄’
“전세로만 거주할게요”

[땅집고] 서울 성동구 무학로에 위치한 '텐즈힐 1단지' 아파트 입구.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1월 사이 단숨에 3억원이 올랐다. 24평형과 33평형이 단 1억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강시온 기자


[땅집고]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1번 출구를 나서자 넓게 트인 광장이 눈에 들어온다. 광장을 중심으로 구축과 신축 아파트가 뒤섞여 들어서 있고, 생활 인프라도 촘촘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상왕십리역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7분 남짓 걸어가니 분위기가 또 한 번 바뀐다. 청계천을 끼고 신축 아파트 단지가 길게 이어지는데, 그중에서도 센트라스와 텐즈힐 아파트가 단연 눈길을 끈다.

평일 낮 시간인데도 거리에는 유모차를 끄는 젊은 부부와 인근 직장인들로 붐볐다. 왕십리역 엑터식스를 중심으로 상왕십리까지 이어지는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었다. 과일가게와 카페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기자가 찾은 인근 중개업소 전광판에는 최근 거래 가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불과 한 달 사이 3억원 넘게 오른 거래 사례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 20평대·30평대 가격 붙었다

왕십리 도선동에 위치한 ‘텐즈힐’을 찾았다. 이 아파트는 DL이앤씨·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한 2850가구 규모 대단지로, 2014~2015년 준공됐다. 청계천과 왕십리역을 끼고 있는 입지 덕분에 최근 ‘왕십리 대장주’로 자리 잡았다.

가격 상승 속도도 가파르다. ‘텐즈힐 2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18억7000만원에서 한 달 만에 21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평형 간 가격 격차다. 텐즈힐 1차 기준 전용 59㎡는 19억5000만원, 전용 84㎡는 21억원 수준으로 차이가 약 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흐름은 인근 단지도 비슷하다. ‘행당대림’ 아파트는 전용 59㎡ 16억4000만원, 84㎡ 17억8000만원으로 약 1억4000만원 차이다. ‘서울숲 한신더휴’ 역시 59㎡ 16억9000만원, 84㎡ 18억8000만원으로 약 1억9000만원 격차에 그친다. 센트라스부동산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는 “20평대는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편으로, 특히 왕십리역 인근은 지하철 접근성이 좋아 직장인 수요를 꾸준히 흡수하고 있다”며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까지 붙다 보니 30평대와의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하왕십리동 텐즈힐1차의 경우 전용84㎡ 매매 매물은 단 2건에 불과하며, 전용 59㎡ 매물은 아예 없는 상태다. 텐즈힐 2단지도 전용 59㎡ 매물이 실종상태다. 이 같은 흐름은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20평대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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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서울 성동구 무학로에 위치한 '텐즈힐 1단지' 아파트 단지 내부. 직주근접이 휼룡해 신혼부부의 전세비율이 높다. /강시온 기자


◇ 신혼부부 몰리지만 ‘전세 선호’

이처럼 매매가격은 급등하고 있지만, 신혼부부 수요는 매매보다 전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중 ‘텐즈힐’은 청계천 생활권과 우수한 교통 환경 덕분에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 선호도가 높다. 왕십리역을 통해 강남과 광화문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나 직주근접 입지로 평가받는다.

다만 학군은 약점이다. 단지 인근에 초등학교는 있지만 중학교는 통학 이동이 필요하고, 전통적인 학군지처럼 촘촘한 교육 인프라가 형성돼 있다고 보긴 어렵다. 이 때문에 신혼부부들이 전세로 거주하다가 자녀가 성장하면 교육 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단기 거주 패턴이 나타난다.

텐즈힐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신모(33)씨는 “아직 자녀계획은 없지만 아이가 생기게 되면 초등학생이 되기 전에 이사할 생각”이라며, “근방에 학군이 애매해서 살기에는 좋지만 전세로 들어왔다”고 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 단지 주변 중학교만 살펴봐도 성일중학교와 무학중학교 모두 각각 40분, 25분 이상을 걸어야 해서 도보권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심지어 이렇다 할 학원가도 전무한 상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입지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학군이 받쳐주지 않으면 장기 거주 수요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향후 가격 흐름도 학군 수요 유입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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