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초고층 고집하면서 20년 빈땅 방치
용도 비율 40%로 하향 및 주거 제한 폐지, 640m 높이 규제도 유연화
[땅집고] 이른바 ‘초고층의 저주’에 걸려 20년간 빈땅으로 방치했던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랜드마크 용지의 매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서울시가 100층 이상 초고층 신축을 포기하고 주거비율을 전체 연면적의 최대 60%까지 확대,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랜드마크 용지의 매각가격은 지난 6차 공고 기준으로 8000억원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최근 초고층 건축이 사업성 측면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곳곳에서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한국에서도 100층이상 건물 짓기 열풍이 불었지만 지금까지 완공된 건물은 롯데그룹의 롯데월드타워(123층, 높이 555m)가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추진하던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도 당초 계획한 105층에서 49층3개 동으로 변경했다. 최근엔 전 세계 초고층 건물의 절반이 모여 있는 중국조차 초고층 건물을 제한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5일 개최한 제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상암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 서울시는 2002년 상암동 3만7262㎡ 규모 부지에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짓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초고층은 천문학적 건축비 탓에 사업자를 찾지 못해 20년간 빈땅으로 방치해왔다. 이번 결정은 2004년부터 총 6차례 매각 시도에도 매수자를 찾지 못해 내린 고육지책이다.
2017년 롯데월드타워 개장이후 한국에서 초고층 건물이 랜드마크로 기능하지 못하는데도 서울시는 여전히 초고층에 집착, 빈땅을 방치해왔다. 인천의 청라·송도도 초고층 랜드마크를 지으려고 하지만. 사업자를 찾지 못해 땅을 20년째 방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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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초고층을 포기하면서 건축물 용도계획의 지정용도 비율을 50%에서 40%로 낮췄다. 새로 확정된 상암 랜드마크 용지의 지정용도는 ▲업무 ▲숙박 또는 문화 집회 두 가지다. 당초 지정용도 중 하나였던 국제컨벤션은 제외됐고 세부용도(업무 및 숙박·문화집회)별 최소비율도 모두 없앴다.
전체의 30%로 제한했던 주거 비율 규정을 모두 없애 사업자가 시장 상황에 맞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주상복합 아파트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건축물 높이 규정도 유연해진다. 기존에는 첨탑을 포함해 최고 높이를 640m로 제한했으나, 앞으로는 위원회 심의를 통해 이를 완화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혁신 디자인이나 녹색 건축물을 도입할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계획을 신설했으며, 공간 활용을 방해하던 공공보행통로 규정도 삭제했다.
서울시는 이번 변경안을 통해 민간의 창의적인 사업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계획안은 14일간의 주민 열람공고를 거쳐 최종 결정고시된다. 시는 2026 상반기 중 매각공고와 사업 설명회를 개최해 사업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김용학 미래공간기획관은 "이번 계획은 변화된 시장 환경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며 "상암 DMC가 업무와 주거, 즐거움이 공존하는 글로벌 복합 거점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min0212s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