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가짜 뉴스로 오염된 '보유세' 개편론…뉴욕은 소득 따라 차등, LA는 입주시점이 과표

뉴스 박기홍 기자,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3.25 09:34 수정 2026.03.25 11:27

[주택보유세, 진짜 뉴스 가짜 뉴스] ① 가짜 뉴스로 오염된 주택 보유세

취득·양도세 등 ‘거래세’ 외면한 보유세 인상
시장에선 “이중 과세 폭탄” 반발
OECD 기준으로도 이미 높은 한국 부동산 세 부담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땅집고] 정부가 서울 부동산 보유세를 해외 주요 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의 근거는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뉴욕, 런던, 도쿄, 상하이 등 주요 도시보다 낮다는 점이다. 그러나 땅집고가 관련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와 각국의 세제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보유세는 이미 OECD국가 중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더군다나 한국은 취득·양도세 등 거래세를 포함해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은 선진국 중에서 최상위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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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실효세율 진실

한국이 보유세가 낮다는 주장의 출발점은 한 민간 기관의 보고서에서 출발한다. ‘토지+자유연구소’는 2023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평균(0.33%)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실효세율을 산정하려면 부동산의 실제 가치 시세를 알아야 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 나라마다 다 달라서 실효세율을 계산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만수 한양대 교수는 ‘국제비교를 통한 우리나라 부동산 관련 조세부담의 위상 분석 및 평가’라는 논문을 통해 “우리나라의 부동산 조세 부담이 높은 수준임에도 오히려 부담이 낮은 것으로 잘못 인식하여 이 세제를 강화하였을 뿐 아니라 비례세율로 과세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누진체계를 강화하였는데 이는 비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실효세율을 계산하려면 부동산의 실질 가치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민간 부동산 가치는 각국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집계하는데, 한국은 부동산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해서 실효세율이 낮게 보이는 착시가 발생한다는 것.

이런 착시를 감안해도 한국의 실효세율이 그렇게 낮지 않다는 보고서도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지방세 연구원이 2024년 발간한 ‘2022년 부동산 보유세 부담의 국제비교’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조세 대비 부동산 보유세(국세+지방세, 이하 동일) 비중은 5.15%로 OECD 국가 평균(3.75%)과 중간값(2.78%)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 역시 1.23%로 OECD 평균(0.97%)과 중간값(0.76%)을 훨씬 상회했다. 민간 부동산 자산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실효세율)은 0.21%로 15개 비교국의 평균값인 0.24%보다는 낮으나 중간값인 0.19%보다는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유세, 거래세, 양도소득세를 모두 합친 부동산 관련 총세수의 GDP 대비 비중은 4% 수준이다. 이는 OECD 평균(약 1.9%)의 2배 이상이며, 프랑스와 영국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부동산 세부담 국가로 분류된다.


◇미국 보유세, 소득에 따른 차등과세

한국이 보유세와 낮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비교하는 나라가 미국과 일본이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 등 상당수 나라의 부동산 보유세는 전액 지방자치단체의 수입이다. 부동산 보유세는 교육, 소방,도로 등 서비스 제공료이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세입세출을 고려해서 지방세를 산정한다. 지방세를 지나치게 높게 산정할 경우, 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과 자치 의원들이 퇴출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주택 보유세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인 만큼, 지나치게 세율을 높일 경우 극심한 조세저항에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뉴욕의 경우, 소득에 따른 차등과세를 기본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미국 재산세는 지역 공공서비스, 특히 교육 재원과 직결되는 ‘수혜 원칙’에 기반해 설계돼 있어 한국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을 많이 내는 대신 학군과 생활 인프라 등에서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구조라는 점에서 조세 수용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LA는 주택 보유세율이 1.25% 수준이지만 주택을 새로 구매했을 때의 실제 거래 가격이 그 집의 최초 과표가 된다. 매년 시세가 아무리 폭등해도, 과표는 전년 대비 최대 2%까지만 오를 수 있어 장기 보유자에게 특히 유리하다. 이 때문에 장기보유자 천국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도쿄 보유세 1.7%는 사실상 가짜뉴스

도쿄 역시 종부세 없이 고정자산세와 도시계획세로 구성된 단일 체계를 갖고 있으며, 명목세율은 1.7%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제 세 부담은 훨씬 낮다.

일례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시세 약 60억원)의 경우 올해 보유세가 약 28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반면 도쿄 도심의 50억원대 고급 맨션은 고정자산세와 도시계획세를 합쳐 연간 약 1600만~23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명목세율은 일본이 높지만, 과세표준 산정 방식과 감면 구조 차이로 인해 실제 부담은 한국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과세 방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일본은 시세의 60~70% 수준인 평가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고, 주거용 토지에 대해 과세표준을 최대 6분의 1까지 낮춰주는 감면 제도를 적용한다. 여기에 건물은 감가상각이 반영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무엇보다 한국과 비교하면 종합부동산세가 없어 고가 주택일수록 세 부담 격차가 더 벌어진다. 특히 일본은 신축 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신축 주택은 5년간 50% 감면 혜택을 준다.

[땅집고] 24일, 이재명 대통령 'X(옛 트위터)' 공식계정에 올라온 보유세 관련 발언. /X 캡쳐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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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미미한 런던… 보유세 통한 증세

영국 런던은 한국과 정반대 구조다. 지속적으로 부과되는 보유세 개념이 사실상 미미한 대신, 취득 단계에서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구조다. 고가 주택 기준 취득세율은 10%를 웃돈다. 다만 영국 정부는 2028년부터 200만 파운드(약 40억원) 이상 주택을 대상으로 ‘맨션세’를 도입해 초고가 자산에 대한 보유 과세를 보완할 계획이다. 맨션세를 도입해도 런던에서 100억원이 넘는 주택의 보유세는 1500만원에 불과하다.

거래세까지 포함하면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한국은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모두 높은 국가에 속한다. 취득세는 다주택자의 경우 최고 12%까지 중과되며, 양도세 역시 중과 적용 시 최고 70%를 웃돈다. 반면 뉴욕은 취득세가 2~3% 수준에 그치고, 양도세 역시 연방과 주 세율을 합쳐도 한국보다 단순한 구조다. 도쿄 역시 취득세와 양도세가 각각 3~4%, 15~30% 수준으로 비교적 완만하다.

결국 글로벌 주요 도시는 보유세와 거래세 간 균형을 맞추는 구조인 반면, 한국은 거래세 비중이 높은 ‘거래 과세 중심 체계’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세만 해외 수준으로 인상할 경우, 보유 단계와 거래 단계에서 세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이중 과세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보유세 인상 만으로 정부가 원하는 집값을 잡기는 어렵고, 거래세는 낮추는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처럼 거래세가 높은 상태에서 보유세까지 올리면 보유도 어렵고 팔기도 어려운 ‘이중 압박 시장’이 될 것이다”고 했다. /hongg@chosun.com,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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