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업 말라던 권성준
33억 빌딩 사고 카페 재도전
폐업 쏟아지는 카페…건물주 셰프는 예외 될까
[땅집고] “권성준 셰프는 카페 차리면 대부분 망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카페는 80% 확률로 망한다”며 누구보다 냉정하게 창업을 말리던 셰프가 다시 카페 사장님으로 돌아온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뒤 최근 서울 역세권 빌딩을 매입하며 건물주 반열에 오른 권성준(31) 셰프의 이야기다. 과거 카페 사업 실패를 맛봤던 그가 역대급 폐업 바람이 부는 카페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권성준 셰프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카페를 다시 해볼 생각을 하고 있다”며 “나는 실패로 끝내는 성격이 아니다. 성공할 때까지 계속 도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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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달 서울 중구 청구역 인근에 위치한 총 대지 면적 152㎡ 지상 5층 규모의 꼬마빌딩을 33억원에 매입했다. 채권 최고액은 26억4000만원으로 통상 은행이 설정한 채권 최고액 비율이 12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2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권 셰프는 해당 건물 1층을 카페 및 외식 매장으로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1~2층에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구상 중이며, 별도의 카페 브랜드 론칭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건물주라면 핵심 상권인 1층을 임대해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하지만, 권 셰프는 직접 운영을 선택했다. 그는 “1층이 비어 있는데 아무리 봐도 카페 자리였다”며 “다시 도전하라는 운명 같았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그가 과거 카페 창업에 대해 누구보다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이다. 2024년 한 유튜브 채널에서 “카페는 세 번 고민하고 그래도 하고 싶으면 다시 생각하라”며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이어 “카페는 80% 확률로 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카페 산업 구조에 대한 냉정한 인식이 깔려 있었다. 카페는 맛보다 공간과 분위기 경쟁이 강하고, 초기 인테리어 비용 부담이 크며, 업종 간 차별화가 쉽지 않다. 특히 동일 상권 내 경쟁이 치열해 ‘옆집이 곧 경쟁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커피·음료점은 2024년 9만6080개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 기준 9만3436개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1년 사이 1900개 이상의 카페가 문을 닫은 ‘역대급 폐업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권 셰프의 이번 도전이 과거의 실패와는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카페 창업자는 임대료 부담과 권리금 리스크, 매출 하락 시 즉각적인 타격에 노출되지만,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 임대료 부담이 사실상 없고 장기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이미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셰프 개인 브랜드를 기반으로 일반 카페와는 다른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카페는 망할 확률이 높은 업종이라는 본인의 진단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건물주이자 브랜드를 가진 창업자는 일반인과 출발점부터 다르다”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