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못 산다” 구리·동탄으로 몰린 3040
구리시 거래량 두 배 이상 증가…신고가도 속출
풍선효과 확산…집값 ‘과열’에 규제 공포도 커져
[땅집고] “이대로 가다간 여기도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로 묶이고, 대출도 안 나올 것 같아요.”
지하철 8호선 구리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근 경기 구리시 부동산 시장 열기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런데 시장이 뜨거워지는 반가움보다 규제 사정권에 들어섰다는 긴장감이 더 크게 감도는 분위기다.
이 중개업소 인근에선 구리시 역대 최고 분양가 아파트가 등장했다. ‘구리역 하이니티 리버파크’로 전용 84㎡ 분양가가 13억원을 넘으면 고 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올해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청약자(4733명)가 몰렸다.
매매 거래도 급증했다. 10·15 대책 이후 3개월간 구리시 아파트 거래량은 1302건으로 직전 3개월(570건) 대비 2.3배가량 늘었다. 올해 집값 누적 상승률 역시 2.85%로, 작년 동기(-0.15%)를 한참 웃돌고 있다. 김씨는 “서울은 보유세 때문에 난리라던데 이 동네는 요즘 규제 지역으로 묶일 것 같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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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종착지는 결국 구리·동탄
구리와 화성 동탄 등 수도권 대표 비규제지역이 ‘10·15 대책’ 이후 풍선효과의 대표 수혜지로 부상하면서 집값이 뛰자 규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정부는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광범위하게 묶으며 풍선효과 차단을 자신했지만, 시장의 흐름은 정부의 예측을 완전히 비껴갔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구리시 수택동 ‘힐스테이트 구리역’ 전용 84㎡는 최근 13억 2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만에 약 1억원이 올랐다. 구리시 주요 단지 가격대가 10억~15억원 구간에 형성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6억원까지 가능한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다는 점도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30~40대 실수요자의 유입이 두드러진다. 잠실 생활권과 가까운 입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다. 비규제지역인 만큼 대출과 전세를 활용한 매입도 가능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니어서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가능해 매수세가 불 붙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억 이하 아파트 많고 갭투자 가능해
동탄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화성 동탄 아파트값은 0.28% 상승하며 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도 0.13%에서 0.22%, 0.20%, 0.28%로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화성시 동탄구도 10·15 대책 이후 석달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066건으로 직전 3개월 거래량(1457건)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여울동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65㎡는 지난 2월 16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2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4개월 만에 3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동탄역 일대 주요 단지들도 줄줄이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청계동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전용 84㎡는 14억8000만원,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59㎡는 12억1300만원, ‘동탄역시범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3차’ 전용 84㎡는 13억원에 각각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과 경기도 주요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동탄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며 “최상급지 가격이 조정받는 사이 10억원 내외의 비규제 지역이 가격 메리트를 갖게 되면서 거래가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