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조원 규모 잠실 스포츠·MICE 민자사업 현상완료
마곡·서울역과 함께 '서울 3대 MICE 거점' 인프라 완성
[땅집고] 2007년 ‘한강르네상스’의 원대한 구상으로 첫 발을 뗐던 잠실의 변화가 20년만에 현실화된다.
이 사업은 2011년 오세훈 시장 사퇴 이후 동력을 잃었다가 2014년 박원순 전 시장이 삼성동 GBC 부지와 연계한 ‘국제교류복합지구(SID)’ 구상을 발표하며 재점화되었으나, 공공성 검증과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 KDI의 장기 적격성 조사 등을 거치며 10년 가까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후 2021년 1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뒤에도 고금리와 공사비 폭등, PF 시장 침체라는 대외 악재에 직면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제도적 해법을 마련하며 2032년 서울의 미래를 상징할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건설을 위한 역사적인 첫 삽을 뜨게 됐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울 스마트 마이스파크(가칭·주간사 ㈜한화 건설 부문)와 4년간 총 160회의 협상을 거쳐 사업성을 갖춘 협상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는 2016년 기준 2조 7000억원이었으나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해 2025년 기준 약 3조3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시는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고, 기획예산처가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을 변경하면서 최대 4.4% 이내의 금액을 총사업비에 반영할 수 있는 특례 제도를 마련했다.
잠실 민자사업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부지에 돔야구장, 전시·컨벤션 등 스포츠·MICE 시설과 숙박·상업·업무시설을 집결시키는 복합공간 조성 사업이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 민간투자사업으로, 앞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595조 원, 고용 창출은 약 24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핵심은 세계적 수준의 MICE 거점 확보다. 코엑스 2.5배 규모의 전시(8만9000 ㎡) 및 컨벤션(1만9000만㎡) 시설이 들어선다. 지난해 문을 연 ‘서울 MICE플라자(코엑스 마곡)’와 2029년 준공 예정인 ‘서울역 북부역세권’과 함께 ‘서울 3대 MICE 거점’을 완성하게 된다. 이를 통해 11년 연속 ‘최고의 MICE 도시(美 글로벌트래블러)’ 선정 등 글로벌 마이스 도시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전시장은 복층 구성으로 상부는 기둥이 없는 무주(無柱) 구조를 통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고, 하부는 대형 구조물 전시가 가능하도록 안전성을 강화했다. 교통 혼잡 최소화를 위해 5곳의 진출입로 중 1곳은 대형 버스와 물류 차량 전용으로 운영하며, 전시장 내 물류 차량 하역 대기 공간(마샬링)도 별도로 갖춘다.
스포츠 시설로는 국내 최대인 3만석 규모 돔야구장이 건립된다. 이 곳에는 스카이박스와 이벤트석, 객실에서 경기를 직관할 수 있는 4성급 호텔, 야구장 뷰 카페 등이 도입된다. 돔야구장은 프로야구 시즌에는 LG와 두산의 홈구장으로, 비시즌에는 공연장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국제농구경기 유치가 가능한 1만 1천 석 규모의 ‘스포츠콤플렉스’는 SK·삼성 농구단의 홈구장으로 쓰이며, 음향·조명 등 무대 특수장비를 설치해 전문 공연장 수준의 행사 개최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한다.
숙박 및 상업 인프라도 대폭 확충한다. 전시·컨벤션 연계 5성급 호텔(288실), 돔구장 연계 4성급 비즈니스 호텔(306실), 업무시설 연계 4성급 레지던스 호텔(247실) 등 총 841실 규모의 숙박시설이 들어선다. 또한 연면적 11만㎡ 규모의 상업시설과 지상 31층, 연면적 약 20만㎡ 규모의 프라임 오피스 단지가 건립되어 국제업무를 지원한다. 단지 내 차량 운행은 전면 지하화되며 지상에는 서울광장 28배 크기인 37만㎡의 녹지가 조성된다. 코엑스부터 탄천을 지나 한강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보행축이 완성되며, 마이스 숲길, 올림픽 광장, 탄천변 수변공원, 올림픽대로 지하화에 따른 덮개 공원 등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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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미래형 단지 조성도 주요 핵심이다. 한강 물을 활용한 국내 최대 규모(1만 6000 RT) 수열 에너지와 건물 일체형 태양광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하며, 미래 교통수단인 UAM(도심항공교통) 버티포트가 선제적으로 구축되어 김포공항에서 잠실까지 약 15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공사 기간 중 야구 경기 운영을 위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개 시즌 동안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는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대체구장으로 사용한다. 내야 중심의 1~2층 약 1만 8000석을 우선 운영하되, 주요 경기 시에는 3층까지 개방하여 3만 석 이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재정 지원 없이 전액 민간 투자로 추진되며, 시는 사업 수익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해 서울 전역의 균형발전에 재투자하는 상생 구조를 도입했다. 시설 운영은 민간이 수행하되 사용료는 서울시와 협의하며, 대관은 절반 이상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대관심의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운영된다. 서울시는 연내 착공을 시작으로 영동대로 지하공간, GBC 등과 연계해 이 일대를 ‘서울 스포츠·MICE 파크’로 완성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7년 한강르네상스에서 시작한 잠실 변화의 시도가 20여 년간 논의와 수정을 거쳐 드디어 첫 삽을 뜨게 됐다”며 “잠실은 앞으로 스포츠 성지를 넘어 미래 산업 인프라, 녹지 보행 네트워크, 친환경 미래형 단지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새로운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min0212s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