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롯데 야구 성적 부진에 20년째 사기금융 조롱받는 은행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6.03.11 09:21 수정 2026.03.11 10:20
[땅집고] 지난해 부산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응원하는 모습. /롯데 자이언츠

[땅집고]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야구에 진출할 가능성이 얼마나 가능성이 없으면 돈독이 오른 은행이 이런 상품을 만드나.”

BNK부산은행이 부산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구단 롯데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원하는 예·적금 상품을 출시한다. 올해로 20년째 출시되는 예·적금 상품의 가입 한도를 큰 폭 상향 조정하고 우대이율도 더 높이기로 했다.

8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은 ‘BNK가을야구 정기 예·적금’이 이달 27일 출시 예정이다. 올해 출시 20주년을 맞은 해당 상품은 예금 1인당 가입 한도를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전체 판매 한도도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리는 등 혜택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약관을 개정했다.

부산은행이 출시하는 가을야구 예·적금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이후로 매년 완판되는 상품이다. 부산 최고의 인기 프로스포츠 구단인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의 성적에 따라 우대이율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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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기원 우대이율을 0.1%포인트(p)에서 0.2%p로 높였고, 거래실적에 따른 우대이율 역시 최대 0.2%p에서 0.3%p로 상향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정규시즌에서 70승 이상하면 0.1%p, 80승 이상을 기록하면 0.2%p를 추가할 수 있다. 최대 0.8%p까지 우대이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부산은행은 지역 최고의 인기팀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해당 상품을 출시하지만, 의도와 달리 매년 거액의 이자수익을 거두고 있다. 롯데의 성적 부진으로 인해 정해져있는 우대이율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땅집고] BNK부산은행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롯데 자이언츠 성적과 연계한 예적금 상품을 출시 중이다. /BNK부산은행


롯데는 2007년 해당 적금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19시즌 동안 단 6시즌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가장 최근 가을야구를 치른 때는 9년 전인 2017년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2018시즌부터 2025시즌까지 8시즌 동안 약 5조5775억원의 가을야구 상품을 판매했으나, 단 한 번도 우대이율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금액으로는 총 160억8000만원에 가깝다. 이 중 포스트시즌 진출 조건 충족 시 지급하기로 했던 이자액은 약 134억원에 달한다.

부산은행은 2025시즌 상품에서는 포스트시즌 진출 조건을 없애는 대신 정규시즌 승수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70승 달성 시 0.05%p, 80승 달성 시 0.1%p 금리를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다. 롯데가 최하위(10위)를 기록한 2019시즌 제외하면 매년 65승 정도를 거둬 달성 가능한 목표로 보인다.

하지만 상품이 출시된 2007년부터 2025년까지 롯데가 70승을 넘긴 적은 단 세 차례뿐이었다. 80승을 기록한 것도 2017년 딱 한 번뿐이다. 2025시즌에도 롯데는 정규시즌 66승을 거둬 7위에 그쳤고,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시즌 중후반기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했지만, 마지막 10경기에서 2승8패에 그치는 등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롯데 팬들은 작년 한 해 2834억원어치 예금에 가입했지만, 부산은행은 약 4억2000만원 정도 이자를 절약했다.

이에 대해 야구팬들은 조롱 섞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국내 최대 야구 커뮤니티 ‘MLB파크’에 한 네티즌은 “금융감독원이 인증한 합법적인 사기 금융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금감원에 신고해야할 정도”, “얼마나 가능성이 없으면 돈 독이 오른 은행이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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