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노인빈곤율’ 해결하려면
전문가 “공공 주도 노인 주거 시장, 민간 참여 필수”
중산층 ‘분양’·하이엔드 ‘임대’
[땅집고]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난한 노인 비중이 제일 높은 국가입니다. 정부가 전 노인의 주거 안정을 책임지기 어렵죠. 매우 어려운 이 숙제를 해결하려면 민간 참여를 독려해야 합니다. 동시에 다양한 유형을 공급해 선택지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죠.”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무려 약 40%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이 타이틀은 앞으로도 한동안 공고할 전망이다. 나이가 들수록 돌봄을 필요로 하는데, 급증하는 1인 가구 중 20% 이상이 이미 노인이기 때문이다. 주거 사각 지대에 놓인 노인이 더욱 늘어난다는 의미다.
최근 만난 김덕현 전 KB골든라이프케어 본부장은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정부가 민간을 통한 시니어 레지던스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본부장은 “정부가 지금처럼 저소득층 대상 공공 주택을 담당하고, 민간에 중산층 이상 주택을 맡긴다면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 속도가 확 올라갈 것”이라며 “동시에 민간이 연령과 소득에 따른 여러 주택을 공급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과정(7기)’이 지난 4일 개강했다. 시니어 타운 설계 방법과 일본 시니어 주거 시설 및 정책 등을 실무 중심으로 폭넓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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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국내 노인 주거 실태 열악한 편이다. 이유가 뭘까.
“공공 주도의 정책의 한계라고 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지금처럼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복지 정책을 펼치고, 민간에서 중산층 이상 시장을 주도한다면 일단 노인 주택 수가 늘고, 수준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노인 증가 속도에 비해 노인 주택 공급 속도가 매우 더디다.”
- 민간이 어떻게 참여해야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이 활성화할까.
“중간급 시장에는 분양형을 다시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고령자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 NH투자증권이 발간한 ‘THE100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다고 한다. 이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60대 이상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형은 노인복지주택으로 자산을 이동시키면서 노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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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양형을 자산 유동화 대책으로 이유는?
“경기도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를 예로 들겠다. 분양 당시 가격이 4억 안팎이었는데, 최근에 전 가구가 분양가 대비 1~2억원이 올랐다고 한다. 분양받은 노인복지주택이 일반 주택처럼 가치가 오른다고 하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 그런데 분양형은 과거에 큰 부작용을 겪었다. 해결책이 있나.
“노인 주거 안정이라는 공공 역할을 하는 만큼,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 및 입소 연령 제한을 반드시 둬야 한다. 동시에 취득세와 전기세 감면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이엔드 시장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하이엔드 시장은 지금처럼 임대에 맡기는 게 맞다고 본다. 운영사들이 입주자 만족도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경쟁하면 국내 노인 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할 것이다. 수십억원 차익을 얻는 부동산 투기 문제도 없다.”
- 제도만 개선하면 될까. 분양형 시니어 레지던스가 성공을 위해 꼭 갖춰야 할 것은?
“결국은 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 ‘왜 노인복지주택에 들어가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만드는 것은 정말 의미가 없다. 수백만원 이용료를 내고 가는데, 집보다 더 나은 점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즉, 사람들이 관리 받고 힐링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노후 걱정 1순위는 건강이다. 환갑만 되더라도 건강을 1순위에 둔다. 그런데 노인 대다수는 내 질병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 고혈압·고지혈증 같은 흔한 질병이라도 증상을 줄이기 위한 음식이나 운동 방법, 생활 습관 등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꾸준히 실천하는지 관리해야 한다. 손님 대접을 받는 게 아니라, 시니어 레지던스에 살면서 더 건강해진다는 느낌을 제공해야 만족도가 유지된다.” /westseoul@chosun.com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과정(7기)'을 3월 개강한다. 시니어 주거·케어시설을 부동산 투자 개발 관점에서 짚어보고 방향성과 전략, 운영관리의 중요성까지 다루는 실전형 과정이다.
강의는 9주간 총 16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30분~6시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