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스타벅스 잡는다!" 깡통기업 된 블루보틀, 7년 만에 눈물의 결말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3.08 06:00

네슬레, 블루보틀 인수 7년만에 매각 결정
지분 68%, 6200억에 넘겨…과거 인수가보다 7% 낮아
브랜드 정체성이 사업성 발목 잡은 탓

[땅집고]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의 도쿄 매장. /연합뉴스


[땅집고] 지난해 국내 진출 7년 만에 적자 전환한 블루보틀이 결국 중국 기업으로 넘어간다. 한때 20~30대 젊은층에게 ‘힙한 카페’로 주목받았지만 높은 원가율 탓에 수익을 내는데 어려움을 겪자, 전 세계 매장을 통째로 중국 자본에 양도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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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루이싱커피’의 투자사이자 운영사인 센추리엄 캐피털은 현재 블루보틀 지분 68%를 보유해 최대 주주인 네슬레의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가격은 4억달러(약 5800억원) 정도로 전해진다. 앞으로 전 세계 모든 블루보틀 매장 주인이 바뀌는 셈이다.

네슬레는 2017년 블루보틀 지분을 4억2500만달러(약 6233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당시 네슬레가 썼던 인수가보다 이번에 센추리엄 캐피털이 제시하는 금액이 7% 정도 낮다. 즉 네슬레가 지난 10년 동안 블루보틀을 운영했는데도 기업 가치가 되레 떨어지면서 수백억원 손해를 보게 된 셈이다.

네슬레가 블루보틀을 손절한 이유는 명확하다. 특유의 브랜드 철학 때문에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던 것.

블루보틀은 매장 전속 바리스타가 손으로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핸드드립 방식을 고수하면서 초기 ‘커피계의 애플’로 주목받았다. 일반적인 커피 머신으로 메뉴를 제공하는 다른 카페 프랜차이즈와 비교하면 정성스럽고 힙하다는 느낌을 줘 젊은층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원두도 일반 제품보다 품질이 높고 고가인 스페셜티 제품을 써서 차별화했다.

[땅집고] 최근 3년간 블루보틀커피코리아 실적 추이. /이지은 기자


하지만 이런 핸드드립 시스템이 매출 확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커피 머신을 도입하면 브랜드 정체성이 훼손되고, 핸드드립만을 고집하자니 주문 처리 속도가 느려 회전율이 떨어지고 더 나아가 매장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스타벅스가 전 세계에 4만개에 달하는 매장을 낼 때, 블루보틀은 100여곳만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블루보틀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브랜드가 됐다. 국내에선 2017년 진출해 7년째인 2024년부터 적자를 쓰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당해 블루보틀커피코리아 실적은 영업이익 2억4807만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고, 당기순이익은 -11억3261만원으로 손실 전환했다. 한 마디로 매장을 운영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가 됐다는 얘기다. 핸드드립 방식을 고수하며 쓰는 인건비가 적지 않았고, 스페셜티 원두를 쓰면서 원가율이 40%에 달하는 바람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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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중국의 루이싱커피 매장. /연합뉴스


이번에 블루보틀 새 주인이 된 센추리엄 캐피털의 루이싱커피는 2017년 설립 이후 중국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기업이다. 현재 대다수 국가에서 스타벅스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에선 루이싱커피가 대세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중국 루이싱커피 매장은 총 1만6200여개로, 스타벅스(6800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계면신문은 이번 인수 거래를 두고 “커피 시장에서 상징적 의미”라며 “한쪽은 스페셜티 커피 분야의 세계적 브랜드이고, 다른 한쪽은 탄탄한 공급망 시스템과 규모를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낸 중국 브랜드”라고 설명하고 두 브랜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블루보틀의 중국 및 세계 시장에서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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