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성수동 내가 키웠다" 오세훈 vs 정원오 서울시장 선거 두고 정면충돌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03.05 06:00

오세훈 “일자리가 먼저”…정원오 “자생력이 결정적”
서울이 최대 승부처…여론조사는 엎치락뒤치락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새해 첫날인 지난달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땅집고] 6·3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유력 주자들이 본격적인 기싸움에 들어갔다. 쟁점은 뜻밖에도 ‘성수동’이다. 서울의 대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성동구 성수동 개발의 공(功)을 누구에게 돌려야 하느냐를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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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최근 출간한 저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와 북토크 행사에서 성수동 성공의 출발점으로 서울숲 조성과 준공업지역 발전계획, IT진흥지구 지정 등을 꼽았다. 그는 “사람들은 ‘힙한 카페’가 성수동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순서가 반대”라며 “먼저 일자리가 형성됐고, 상주 인구가 생기자 소비와 문화가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와 IT·R&D 산업 유치로 낮 시간대 유동 인구가 늘었고, 민간 자본이 유입되면서 카페와 문화시설이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초고층 불가’ 등 규제로 성수동 발전이 지연됐다고도 비판했다.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를 10년 가까이 흘려보냈다는 것이다.

정 구청장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23일 밤 본인의 페이스북에 “오세훈 시장님, 지금의 멋진 성수동이 탐나시나 보다”며 “차라리 성동구청장 선거에 나서 보라”고 직격했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 변화의 동력이 청년·예술인·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자생적 움직임에서 비롯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낮은 임대료와 강남 접근성, 서울숲 입지를 바탕으로 청년과 문화예술인, 스타트업이 모이며 동네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붉은 벽돌 건축물 보존 조례, 도시재생 시범지구 지정, 소셜벤처 지원, 언더스탠드에비뉴 조성 등을 구체적 사례로 제시했다. 이어 “우리는 성수동을 만든 게 아니라, 흐르려는 힘이 제대로 흐르도록 길을 터준 조연”이라고 강조했다.

◇‘IT진흥지구 효과’ 놓고는 충돌…여론은 접전

양측의 논쟁은 지식산업센터와 IT진흥지구 지정 효과로 번졌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은 원래 준공업지역이라 지식산업센터는 별도 지구 지정 없이도 가능했다”며 오 시장의 ‘IT진흥지구 효과론’에 반박했다.

이에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그렇다면 왜 성수동은 오랜 기간 낙후된 공장지대로 남아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조례 개정,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 IT산업개발진흥지구 지정, 성수 IT종합센터 개관 등을 거론하며 “근본적인 변화의 출발점은 개발진흥지구 지정”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도 “오 시장에게 성동구청장 출마하라니, 서울의 격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라”며 정 구청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별도 논평을 통해 정 구청장을 겨냥했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지역 개발 공방을 넘어 서울시장 선거의 상징적 전초전으로 읽힌다. 서울은 전국 단위 선거마다 승패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설 연휴 이후 선거 레이스는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오 시장은 “서울을 지키는 데 미쳐 있다”며 5선 도전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 구청장은 오는 3월 4일 구청장직을 사퇴하고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경선이라는 1차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 민심뿐 아니라 당심도 변수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에서 패할 경우 치명적 타격을 우려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서울 수성이 보수 진영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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