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세금 감면 단물 쪽" 제주도 땅 1만여평 방치한 '카카오' 결말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3.04 06:00

 


[땅집고] 카카오가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하는 대가로 조성원가에 획득했다가 10년 넘게 빈 땅으로 남겨뒀던 1만1200평 규모 부지를 토해낸다. 그동안 카카오가 수도권 밖에 본사를 두면서 소득세·법인세 등 세금을 감면받는 효과를 누렸으면서, 정작 제주도 본사 활성화와 미개발 부지에 대한 투자는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카카오가 보유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일대 토지 3만7059.2㎡를 조성원가 금액인 48억원에 환수 조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부지는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2007년 제주도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직접 입주 신청서를 제출하고 분양받았던 땅이다. 총 12만7873㎡로 단지 내 산업시설용지 중 30%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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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즐거운 실험’이라는 명목으로 본사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제주도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주지역 경기를 살리는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실제로 2012년 3월 본사 건물인 지상 4층 높이 ‘스페이스닷원’를 준공한 뒤, 2014년 4월 ‘스페이스닷투’와 직장보육시설인 ‘스페이스닷키즈’를 차례로 건설했다.

사실 다음커뮤니케이션 입장에선 비 수도권에 본사를 지으면서 얻는 경제적 이득이 쏠쏠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법인세를 3년간 100%를, 이후 2년간은 50%를 감면받을 수 있었던 것. 이 밖에 지방세 면세와 소득세 감면 혜택도 챙길 수 있고, 고용보조금 등 각종 지원도 주어졌다. 실제로 2014년 기준 매출이 별도 기준 4878억원에 달했으나 국세청에 납부한 세금은 5억원으로, 매출 대비 0.1%에 그쳤던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한 이후 제주도 부지 개발이 전면 중단됐다. ‘스페이스닷원’ 남쪽에 있는 알짜 부지 3만7059.2㎡가 빈 땅으로 방치되기 시작한 것.

제주도와 JDC가 개발을 독촉하자 카카오는 이 곳에 다목적홀 스튜디오와 제2데이터센터, 임직원 전용 워케이션 센터를 짓겠다고 했지만 이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합병한 이후 카카오가 제주 본사 인력 400여명을 판교 통합사옥으로 이동시키면서 제주도 근무 인력이 전체의 2.4%에 불과하다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이에 카카오가 판교를 실질적인 본사로 쓰고 제주도는 ‘무늬만 본사’로 남겨두면서 각종 면세 혜택만 챙긴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여러 차례 독촉 끝에도 카카오가 남은 땅을 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JDC는 지난해 12월 카카오로부터 이 부지를 조성원가 수준인 48억원에 환수 조치하는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JDC가 부지를 제주도에 재매각하면, 제주도가 국비와 도비 총 191억4000만원을 투입해 2028년까지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를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JDC 측은 언론을 통해 “토지 활용을 위해 카카오 부지를 매입했고 제주도와 재매각을 논의 중”이라면서 “관련 업무협약도 체결했으며 앞으로 국비 확보 등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내 공룡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제주도 본사 개발에 대한 의무는 다하지 않았던 카카오에 대한 전국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 정치권에서는 카카오 본사에 근무하는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규모에 비해 ‘유령 사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 환수 대상 부지가 개발 활성화 시기를 놓쳐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카카오 관계자는 “분양받았던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부지 개발이 지연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고의는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합병 및 각종 내부 이슈를 겪으면서 개발 계획이 불가피하게 미뤄졌다는 것. 더불어 이번에 반환하게 된 부지 외에 남은 1개 필지에 대해서는 2024년 4월 JDC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시설을 개발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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