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권 쓴 세입자 있으면 ‘매도 불가’
강남·송파 다주택자 ‘발동동’ 현장 문의 폭주
“갱신계약은 제외” 지침에 혼란 가중
[땅집고] 정부가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겠다며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함께 시행령을 개정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팔고 싶어도 못 판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경우 매도가 사실상 막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혼선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수자의 실거주 시점을 유예해주기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최초 임대차 계약’인 경우에만 적용한다는 지침이 내려오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가 있는 집은 사실상 매도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세입자가 거주 중인 다주택 매물에 대해 매수자에게 즉시 2년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기존 임대차 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 시점을 유예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개정했다. 세입자가 있어도 거래를 가능하게 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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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송파구청 등 일선 자치구에는 계약갱신권을 사용해 거주 중인 세입자가 있는 경우에도 실거주 유예가 가능한가를 묻는 상담이 빗발치고 있다. 현재 지자체는 최초 종료일을 '재계약 또는 갱신권 사용 전 종전 계약의 종료일'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서 재계약, 갱신권 사용 매물이 아닌 최초 계약거에 한해서만 한시적 갭투자를 허용한다는 해석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을 연장한 세입자가 있는 경우엔 사실상 아파트를 팔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2년’ 중 3년째 거주하고 있고 잔여 기간이 1년 남았다면, 매수자는 유예 혜택을 받지 못하고 4개월 내에 실입주를 해야 한다. 즉, 세입자가 계약 만료 전 일찍 나가지 않으면 실입주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사실상 거래가 될 수 없는 구조다. 일부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이 다가오는데, 계약갱신 세입자가 있는 집은 사실상 묶여버렸다”고 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현재 내려온 시행령 업무 지침상으로는 갱신계약은 유예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되어 있다”며 “송파구뿐 아니라 모든 자치구가 현재 지침을 기준으로 안내할 수밖에 없어 관련 민원을 거절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지침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다주택자들의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간 전세금이 치솟으면서 상당수 세입자가 계약갱신권을 사용해 거주 중인 상황에서 최초 계약자만 매도가 가능하다면 사실상 팔 수 있는 물건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가 유권해석이나 보완 지침을 내놓지 않는다면,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매물 상당수가 다시 잠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