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국평 40억' 강남 아파트 맞아?…"스프링클러가 없어 안타까운 죽음까지"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3.02 06:00

[땅집고] 지난달 24일 오전 6시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단지 외벽에 그을음이 가득한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대치동 한복판에서 불도 못 끄고 이게 웬 참변이에요, 이런 일 있기 전에 얼른 재건축 시켜줬어야지…”

지난 24일 오전 6시 18분, 대한민국 ‘학군 1번지’로 통하는 대치동 일대에서 핵심 단지로 통하는 은마아파트 8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10대 학생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사망한 10대 여학생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이 커져가고 있다. 예비 고등학생 1년인 이 학생은 평소 성적이 우수해 의대 진학까지 목표로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목동 학군을 끼고 있는 서울 양천구에 거주 중이었지만, 가족과 함께 학구열이 더 뜨거운 대치동으로 이사온지 불과 5일 만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목숨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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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를 통해 은마아파트 화재 진압이 어려웠던 이유가 알려지자 국민들은 황당하고 안타깝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통상 아파트마다 불이 나더라도 초기에 끌 수 있도록 집집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만, 은마아파트는 84㎡(34평) 기준 올해 1월 실거래가가 42억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 단지인데도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 이 단지가 1979년 준공했는데,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설비 관련 조항이 의무화 된 시기는 1992년이라 화재 안전 사각지대에 있던 탓이다.

[땅집고] 은마아파트 화재를 진압하러 출동한 소방차들이 이중 주차로 쉽게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더군다나 불을 끄고 위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가 여러 대 진입했지만, 단지 내 이중주차 때문에 불이 난 지점까지 도달하기까지 시간을 낭비했던 것도 사고를 키웠던 문제로 지적된다. 노후아파트인 만큼 지하주차장이 없어 주민들이 지상을 주차 공간으로 쓰고 있는데, 자동차 수 대비 공간이 부족해 이중주차로 인한 불편함이 고질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사고 당일도 주민들이 차주들에게 차를 빼달라고 전화하고 차를 밀어주기도 했지만 사망한 10대 학생이 탈출할 시간을 버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사고로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서울 곳곳 노후 단지들을 하루 빨리 재건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서울시장이 바뀔 때마다 재건축 관련 기조가 수 차례 바뀌면서 단지마다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점을 지적하는 의견이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1979년 입주해 올해로 48년째다. 최고 14층, 총 4424가구 규모다. 1990년대 말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고 조합 내 갈등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번번히 좌초됐다.

2015년에는 주민 제안을 통해 50층 높이로 재건축을 시도했지만 당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세운 ‘35층 룰’ 규제 때문에 무산됐다. 서울시 기조에 따라 2022년 말 층수를 낮춰 최고 35층 재건축 계획으로 심의를 통과했다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복귀한 2023년 높이 제한이 폐지되면서 높아진 사업성으로 계획을 다시 짜게 됐다. 앞으로 서울시의 용적률 상향, 인허가 지원 등을 받아 최고 49층, 총 5893가구 규모 새아파트로 재건축할 예정이며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후 예상 모습. /서울시


다만 이번 재건축 시도에서도 주민 간 의견 대립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 지원을 받아 재건축 속도를 높이고 있는 대신, 계획안에 따라 은마아파트 서북쪽 부지에 모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총 400대 규모 공영주차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주차장이 생길 경우 대치동 학원가를 낀 아파트가 외부 주차로 혼란해질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주차장을 포함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 재건축에 돌입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조합원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수서경찰서는 이번 화재가 합선이나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불이 주방에서 시작돼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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