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시장 안정 위해 다주택자 규제 불가피”
서울 매물 급증·강남 수억원 하락
주택가격전망지수 역대 최고 낙폭 기록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등 다주택자를 향한 고강도 카드를 연이어 꺼내면서 집값 상승 기대 심리가 역대 최대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강남권에서는 최고가 대비 수억원 하락한 가격이 연일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 124에서 1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까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 이어졌던 것과 달리, 큰 폭으로 하락 전환했다.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지난해 4월(108) 기록과 같다. 주택가격전망지수의 장기 평균치인 107에 근접하다.
이러한 낙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22년 7월, 2020년 4월, 2017년 8월 각각 16포인트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의 강력한 집값 안정화 드라이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X(엑스)에 “수많은 정상화 과제 중 으뜸은 부동산 투기 청산”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 등 다주택자 겨냥 의견을 남겼다.
그는 최근에도 SNS를 통해 부동산 투기 세력을 상대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인 24일 “시장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 “권력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 수도 있다” “권력은 규제, 세제, 금융, 공급 등 정상화를 위한 막강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실제로 정부는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기한 이후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소재 주택을 매도할 경우에는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30%포인트가 중과된다.
이 대통령의 고강도 세제·대출 규제 기조는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매물이 급증했다. 다주택자 절세 혜택이 주어지는 기한 내에 집을 매도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 건수는 7만333건으로, 2달 전 5만7612건에서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 5.5%(16만5066건 → 17만4222건), 인천 4.4%(4만5911건 →4만7944건) 등 서울을 제외한 전 지역이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매물이 늘면서 가격이 수억원 하락한 곳도 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 최고가 대비 수억원 하락한 가격의 매물들이 하나 둘 등장했다. 중개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경우 27억~29억원에 나와 있다. 최고가 대비 2억~4억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전용 59㎡는 최근 41억5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최고가 45억5000만원보다 4억원 낮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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