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 팔 기회 드리겠다" 벼락거지 만든 文 정부, 이번엔 다를까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2.23 09:29 수정 2026.02.23 10:38

“팔라”는 정부, “버틴다”는 시장
2020년엔 폭등…이번에도 반복될까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개인 SNS계정인 X(옛 트위터)에 연일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대통령 X글 일부 갈무리. /X(옛 트위터)캡쳐


[땅집고] 이재명 정부가 예고한 다주택자 규제 시행 시점이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이 직접 매도 권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는 매일이 눈치싸움이다. 일각에서는 “2020년 규제 국면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비슷한 메시지가 등장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전개됐던 경험이 있어 시장의 해석은 더욱 복잡하기만 하다.

◇ “이번이 마지막”…다주택자에 집 팔 기회라는 표현도

이재명 대통령은 본인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부동산 정책에 관한 강도 높은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 대통령은 “수십 년간 이어진 부동산 불패 신화를 반드시 깨겠다”며 “다주택자는 5월 9일까지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을 활용해 이번 기회에 매도하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정부가 제시한 ‘마지막 매도 시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책 메시지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일부 유튜버들은 “집값 대폭락이 시작됐다”, “이재명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다른 강력한 정책을 쓸 것이기 때문에 집값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등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 데자뷔 된 “집 팔 기회 드리겠다” 시즌2

그러나 일각에서는 규제만으로 집값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규제를 남발했던 문재인 정부와 묘하게 겹쳐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2017년 8월 2일 고강도 부동산 대책 발표 전후, 당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김수현 사회수석은 "내년 4월까지 집을 팔 기회를 드리겠다"며 다주택자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집값은 계속 올랐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를 잡고 주택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6·17 대책과 7·10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며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법인 매수 제한 등을 동시에 시행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집값 급락 가능성이 제기되며 ‘폭락론’이 온라인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당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한달 사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과 수석들보다 더 강력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 예상과 반대로 움직인 시장…매물 잠기며 폭등

문재인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초강도 규제 폭탄을 던졌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6·17 대책 직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며 상승세가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나 약 20여 일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7·10 대책으로 세 부담이 추가 강화되자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보유를 선택했고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빠르게 감소했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공급이 축소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고, 전세난 속에서 30·40세대 실수요자의 이른바 ‘패닉 바잉’이 이어졌다. 그 결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후 사상 최대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 4년 차에는 연간 상승률이 20%를 넘는 등 역대 가장 높은 상승기로 기록됐다. “집 팔 기회를 주겠다”는 정부의 협박성 발언은 이른바 ‘벼락 거지’ 양산이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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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로 본 정권별 서울 아파트값 흐름

그렇다면 역대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 흐름은 어땠을까. 부동산R114가 집계한 2003~2025년 서울 아파트 연간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봤다.

노무현 정부 시기는 통계상 가장 높은 상승 초입을 보였다. 특히 2006년 32.52% 상승은 강남 재건축 기대감과 유동성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각종 규제가 도입됐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반면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장기간 조정장이 이어졌다. 평균 변동률은 연 −1.7% 수준으로 하락과 보합 흐름이 지속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저금리와 규제 완화 영향으로 시장은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는 2018년 23.08% 상승을 기록했고, 5년 평균 상승률은 연 16.2%에 달했다. 강력한 다주택자 규제 시행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당시 고강도 규제에도 집값이 폭등한 것은 초저금리와 과잉 유동성 탓이었다. 한국만 집값이 오른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 현상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금리 급등 충격으로 2022~2023년 서울 집값이 2년 연속 하락했다. 이후 금리 안정 기대와 규제 완화 영향이 반영되며 2024년 6.23%, 2025년 12.51% 상승으로 반등 흐름이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금집값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R114 윤지해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정부가 강한 메시지를 내놓으면 단기적으로는 매물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가격 상승 기대를 유지하면 오히려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서울 핵심지는 세 부담보다 자산 가치 상승 기대가 더 크게 작용하는 시장”이라고 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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