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붇이슈] “전국 전세난, 다주택자 줄면 ‘전세 대란’된다”…李 대통령 분석에 정면 반박한 이유
[땅집고] “임대 (공급)이 줄면 전월세가 오르니 다주택을 권장하자고 합니다. 그런데 다주택이 줄면 임대 수요가 줄어드니 이 주장은 무리합니다. 주택임대는 공공에서 맡는 게 바람직할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 발언에는 2가지 중대한 결함이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SNS에서 다주택자를 향한 경고 메시지를 연이어 던진 가운데, 해당 글이 현실과 동떨어진 시각이라는 분석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다주택자의 집을 무주택자가 사더라도 전세 가격이 내려가기는커녕,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 올라온 “다주택자들은 이 참에 보유 주택들을 매도하는 게 어떨까요?”라는 제목의 글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가로 알려진 ‘삼토시’(강승우)가 작성했다. 게재 하루 만에 조회수 3만5000회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 다주택 감소가 임대 수요 감소? “NO, 전세 대란 야기”
그는 우선 다주택자 감소가 임대주택 수요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국에서 가중되는 전세난을 고려하면 이 대통령의 시각이 오히려 임대주택 경쟁률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처분 및 임대주택 공급 감소로 인해 시장 가격이 올라간다는 분석이다.
삼토시는 “다주택자 보유 주택이 100채이고, 임대 수요가 100명으로 동일하다면 이(대통령 의견)는 맞는 말이다”라면서도 “그런데 현재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이는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그는 KB전세수급지수가 2021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근거로, 전국에서 ‘전세난’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수요 대비 공급량이 얼마나 충분 또는 부족한지는 보여주는 수치다. 100보다 높으면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KB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월 1주차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65.0으로, 2021년 8월 5주차(170.0) 이후 가장 높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높은 서울의 경우 증감폭이 더욱 크다. 2월 1주차 179.6을 기록해 2021년 8월 1주차(185.9)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는 “임대 주택 수요가 높을 때 다주택자가 보유한 임대주택 100가구 중 50가구를 무주택자가 살 경우 전세 경쟁률은 올라간다”며 “공급 부족 상황에서 전세가격이 오르는 것은 이러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 대통령의 의견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 서울 공공 임대 주택 실적 9%…”10년간 못한 일을 지금?”
삼토시는 이 대통령의 국가 주도 임대 주택 공급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실제로 현재 정부의 공공 임대 주택 조성 여력은 넉넉치 않다. 사업을 주도할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경우 부채가 170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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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10년간 전국 주택 준공 실적 중 공공이 17%를 차지했고, 서울의 경우 9%에 불과했다”며 “서울은 더더욱 민간에 주택 공급을 맡길 수 밖에 없는 점이 데이터에 드러난다”고 했다. 이어 “역대 정부가 아무 뜻 없이 공공 주택 비중을 늘리지 못한 게 아니며, 다주택자가 필요한 역할도 여기에 있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다주택자 규제가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상화는 코스피 5000,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다”면서 다주택자를 향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역시 각종 규제로 집값을 잡겠다고 큰소리를 쳤으나, 집값은 물론 전월세까지 대폭등했다”며 “각종 대책의 부작용을 무시하면 문재인 정부처럼 집값 참사가 벌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