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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100만평에 임대주택 공급론 부상…東용산 고급주택가 '술렁'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6.02.15 06:00

용산공원 임대주택 거론에 집주인들 술렁
한국 센트럴파크의 배신?

[땅집고] 용산 미군기지./연합뉴스


[땅집고] 서울 용산공원 부지에 대규모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정치권에서 잇따라 거론되면서 동(東)용산 일대가 술렁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카페에는 “숲세권, 공원 뷰를 믿고 들어왔는데 임대주택이 들어선다니 허탈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300만㎡(약 100만평)에 달하는 용산공원 부지 내 공공임대주택 공급 구상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원 면적의 20%를 활용해 3년 안에 임대주택 1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조 대표는 “미군기지 이전 부지에 용산공원을 짓는다고 하는데, 공원은 전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되지만 집값 상승에 따른 이익은 인근 소유자에게만 돌아간다”며 “공원은 필요하지만, 부지 인근에 대규모 공공임대주택을 함께 짓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박주민·박홍근 등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도 용산에 2만~3만 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며 힘을 보태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을 언급하면서 개발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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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부지와 수송부 부지 인근 고급 주거 단지들은 그동안 ‘용산공원 조망’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분양을 진행해 왔다. 유엔사 부지에 들어서는 ‘더파크사이드 서울’은 아파트 419가구와 오피스텔 775실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53㎡~185㎡로 분양가는 30억~185억원이다. 일부 단지는 조망이 가능한 동·호수에 프리미엄을 붙여 분양가를 책정했고, 공원 프리미엄을 기대한 수요가 유입됐다. 이런 상황에서 공원 외곽에 고층 임대주택이 배치될 경우 조망권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평당 3억원이 넘는 에테르노 용산 역시 용산공원 조망이 뛰어난 상품으로 분양 홍보를 해왔다.

용산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주민은 최근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국가가 약속한 도시계획을 믿고 평생 모은 재산을 투입해 집을 마련했는데, 이제 와서 30층 임대주택을 세우겠다는 건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용산공원은 서울시민 모두의 휴식처가 될 수 있는 입지인데 선거용 물량 채우기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개업계에서도 예민한 분위기다. 용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공원 뷰가 아니라 임대주택이 들어오면 상징성과 희소성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미 고분양가에 계약한 수요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도심 핵심 입지에 공공주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가 주택은 애초에 접근이 어려운 영역”이라며 “일부라도 임대주택으로 공급해 더 많은 시민이 용산의 인프라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청년층과 무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임대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정책 신뢰’와 ‘주거 형평성’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라고 본다. 용산공원은 국가 상징성과 장기 도시 비전이 결합된 공간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강남북 균형 개발과 용산 미군기지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상징성을 생각하면 국민들에게 반환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 필요해 보인다”며 “다만, 서울에 주택을 공급할 곳이 없고 집값 상승이 계속되는 만큼 이재명 정부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해 6월 지방 선거 이후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한 공급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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