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대학유치 좌초 후 20년 방치 하남 땅…결국 지산·오피스텔로 짓는다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6.02.18 06:00

중앙대 온다던 하남 미군 부지
20년 만에 사업자 선정했지만
지하철 없는 허허벌판 ‘오피·지산’ 밭 처지

[땅집고] 경기도 하남 '캠프 콜번 대상지' 현장 모습. /경기도청


[땅집고] 경기 하남 ‘캠프콜번’ 부지가 2007년 중앙대 하남캠퍼스 추진 무산 후 20년 만에 개발 기회를 잡았다. 하남시는 이 곳을 판교 테크노밸리처럼 첨단 사업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중교통망이 열악하고 규모가 작아 시작부터 사업 추진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땅집고] 경기도 하남 '캠프 콜번 대상지' 위치. /하남도시공사


◇캠프콜번, 3회 유찰하더니 사업자 찾았다

하남도시공사는 3회 공모 유찰 끝에 캠프콜번 부지 개발 사업자를 찾았다. 최근 하남시와 하남도시공사는 캠프콜번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경이엔씨 컨소시엄(선경이엔씨·신한은행·계룡건설·로지스밸리)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경이엔씨 컨소시엄은 하남 하산곡동 209-9번지 일원 약 25만㎡에 종합쇼핑몰, 문화·유통시설, 업무시설을 결합한 복합 공간을 조성한다.

하남도시공사는 2380억원을 투입해 미국 루즈벨트 아이랜드 캠퍼스, 실리콘밸리를 본 따 AI 집적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우선협상대상자와 세부 협상을 거쳐 내년 2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2028년 4월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을 추진한다. 착공 시점은 이르면 2029년 10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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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경기도 하남 '캠프 콜번' 토지이용계획(안). /하남시


◇ 출근은 어떻게?…지산·오피 짓는데, 지하철 없어

우여곡절 끝에 사업자 선정이라는 첫 단추를 끼웠지만, 사업성 확보라는 숙제가 남았다. 대부분 개발사업이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건축물 분양을 통해 이익을 남기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사업 시행자 역시 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캠프콜번의 경우 산업단지인 만큼,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 등 업무시설 비중이 높을 전망이다. 캠프콜번의 도시이용계획(안)을 보면 이곳은 업무시설 9만㎡과 교육연구시설 2만4000㎡ 등으로 이뤄졌다. 한가운데 교육연구시설이 있고 업무시설이 이를 둘러싼 형태다.

그러나 업무시설은 대개 분양 후에도 저조한 이용률을 기록하거나 공실로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시장 선호도가 낮은 점을 고려할 때 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로 인해 하남도시공사가 사업성 확보를 위해 비중과 조건을 다소 조정했으나, 여전히 한정적이라는 편이다. 주거 기능 조건을 ‘입주기업 종사자’에서 ‘하남시 및 입주기업 종사자’로 바꾸고, 도시형공장·교육연구시설 등 ‘전략육성시설’ 규모를 해당 부지 50% 이상에서 30%로 완화했다. 동시에 오피스텔(업무시설)을 포함한 자족시설을 50% 이상 지을 수 있도록 해줬다.

열악한 교통망도 캠프콜번 사업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교통망은 사업 성공 변수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도 교통 대책이 없다면 ‘섬’으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직원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입주를 꺼린다. 실제로 미사신도시 외곽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5호선 개통 후 입주율이 다소 늘었으나, 수년간 공실 지옥에 빠졌다.

캠프콜번 부지의 경우 주요 철도 노선에서 비껴나있다. 남측에 교산신도시 입주와 함께 3호선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캠프콜번에서는 도보로 이용이 어렵다. 2030년 미사에 개통하는 9호선까지도 차로 이동해야 한다. 추가 노선 확보도 어렵다. 총 부지 면적이 25만㎡로, 미사신도시(567만㎡)의 5%가 안 된다.

◇캠프콜번, ’중앙대 하남 캠퍼스’될 뻔 했다

캠프콜번 부지는 1964년부터 수도권 대표 미군 부지였으나, 2007년 땅을 넘겨 받은 하남시가 바로 중앙대 이전을 추진하면서 ‘중앙대 하남 캠퍼스’ 땅으로 불렸다. 당시 박범훈 중앙대학교 총장 등 관계자들히 현장 둘러보는 등 양측 모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중앙대 이전 사업은 부지 내 대학교를 지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면서 완전히 무산됐다. 개발제한구역법은 그린벨트 내 도로나 철도 등 공공시설, 초·중·고교, 주택 등을 허용하지만, 대학 설립을 불허한다.

당시 국회에서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그린벨트에 속한 반환공여지에 대학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통과하지 못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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