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도 못내 가로등 전력 끊겨
[땅집고] 인천 영종대교 아래 바다에 추진 중인 2조원 규모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에 몰렸다. 토지매각 실패 등으로 오랫동안 자금난에 시달리던 중 최근 전기요금을 못내 가로등 전력 공급마저 끊긴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항시설관리센터는 최근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가 시행하는 영종도 개발사업 구역 내 도로 약 3.6㎞ 구간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가 지난해 7월부터 수개월간 약 1100만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도로는 아직 지방자치단체로 소유권이 넘어가지 않아 규정상 관리 비용을 시행사가 내야 한다. 인천항시설관리센터 관계자는 “(시행사가) 밀린 전기요금을 내지 않으면 전력 공급을 재개할 수 없다”고 했다.
한상드림아일랜드는 영종대교 아래 바다에 준설토를 매립한 토지 약 333만여㎡(약 100만평)에 골프장·리조트·복합쇼핑몰 등 해양복합 관광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일본 최대 파친코 기업 마루한을 비롯해 대성건설, 현대건설, 미래에셋증권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부터 추진했고 총 사업비만 2조원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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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매립 후 토지 분양에 실패하면서 3000억원대 대출금을 갚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 통보를 받았고, 사업부지 대부분이 공매로 넘어갔다. 현재 운영 중인 시설은 작년 6월 개장한 골프장 ‘베르힐CC 영종’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1000만원을 못 낼 정도면 회생이 불가능한 단계로 보인다”며 “결국 영종도의 거대한 흉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전력 공급 중단으로 가로등 조명이 꺼지면 새벽과 야간에 시야 확보가 쉽지 않아 골프장 이용객들의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베르힐CC 영종 이용객 강모씨는 “골프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가로등 하나 없이 전조등만 켜고 이동해야 했다”며 “불 꺼진 섬을 빠져나오는 느낌이라 상당히 아찔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대성건설이 자사 이익 보호에만 급급해 국가적 프로젝트를 맡은 시행사 대주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도덕적 해이 논란도 일고 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