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3조7748억원 역대 ‘최고’ 실적
1년만에 ‘리딩뱅크’ 자리는 빼앗겨
이례적 2년 임기 연장한 정상혁 은행장 책임론
[땅집고] 2024년 어렵사리 국내 시중은행 정상 자리를 꿰찼던 신한은행이 1년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경쟁사에 내줬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2년 임기 연장에 성공한 정상혁 은행장의 업적에도 ‘옥에 티’가 묻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0일 경영실적 공시를 통해 2025년 한해 동안 3조77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조6954억원 대비 2.1%(793억원) 증가해 사상 최대치 실적을 달성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냈음에도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1위를 의미하는 일명 ‘리딩뱅크’ 타이틀을 1년만에 빼앗겼다. 같은 날 실적을 공개한 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 3조8620억원와 872억원 차이가 벌어졌다. KB국민은행은 전년도(3조2518억원) 대비 무려 18.8%가 폭증했다.
2023년 취임한 정 은행장은 신한은행이 2024년 KB국민은행을 추월해 2018년 이후 6년만에 업계 1위의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는 데 기여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말 연임에 성공했지만, 1년만에 다시 정상의 자리를 빼앗겼다.
◇ 이자도 비이자도 성장했지만, 경쟁사에 역부족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결정적인 이유는 은행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지표인 순이자마진(NIM)에서 큰 격차 때문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대출이자+유가증권이자)에서 자금조달비용(예금이자)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NIM이 높을수록 은행의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입찰가부터 수익률 계산까지…경매 초보에 딱맞는AI 퀀트 최초 오픈!
양사의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신한은행의 NIM은 1.56%인 반면 국민은행은 1.74%로 나타났다. 0.18%포인트(p) 차이다. 2024년 0.2%p(국민은행 1.78%, 신한은행 1.58%)에서 차이가 줄긴 했지만, 수익 규모면에서는 격차가 벌어졌다. 2024년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8조8370억원, 국민은행은 10조2239억원으로 1조3869억원 차이였다. 2025년에는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9조1699억원, 국민은행은 10조6578억원으로 1조4879억원 차이다.
그간 ‘이자장사’로 비판을 받아온 만큼 비이자수익 확대를 꾀했는데, 이 역시 신한은행이 국민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신한은행의 비이자수익은 9447억원, 국민은행은 1조2035억원으로 상당한 격차가 벌어졌다.
국민은행은 자산관리(WM)와 신탁 등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전년 대비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며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췄다. 신한은행 역시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성장했으나, 시장 상황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영업의 파괴력에서 국민은행의 상승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 리딩뱅크 탈환으로 연임 성공…1년만에 빼앗겨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정 은행장의 성과에도 ‘옥에 티’가 생겼다는 평가다.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는 등 확실한 성과가 있었지만, 2번째 임기에서 가장 큰 과제로 꼽힌 리딩뱅크 수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1988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은행장은 1990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36년 넘게 근무 중이다. 전략, 재무, 조달, ESG, 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 역량을 쌓았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장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복심’이다.
2023년 2월 신한은행장에 오른 뒤 2024년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그 성과로 2024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 시 임기를 1년씩 연장하는 업계 관행을 깨고 2026년 말까지 2년의 추가 임기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리딩뱅크 수성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다. 202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민은행을 앞섰지만, 3분기 들어 3조3561억원대 3조3645억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84억원이던 격차도 연간 기준 872억원으로 벌어졌다.
정 은행장의 임기 후반 과제는 해외법인 수익 확대로 꼽힌다. 이미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최대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분야 손익 비중은 20.8%다. 업계에서는 리딩뱅크 재탈환을 위해 압도적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