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싶어도 못 판다” 非아파트의 현실
취득세 중과라는 높은 장벽
상업용 전환도 한계…거래 절벽 우려도
[땅집고] 다주택자에 대한 매도 압박이 커지면서 주택 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비(非)아파트 주택을 보유한 이들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세대주택은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어 사실상 거래가 막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요즘 다주택자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며 “아파트는 급매로라도 정리할 수 있지만, 다세대주택은 매수자 자체가 사라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 非아파트의 현실…“팔고 싶어도 못 판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까지 적용되면서 매도 여건 자체는 나쁘지 않다. 전세를 낀 갭투자 형태의 거래도 가능하다. 문제는 매수자다. 박 전문위원은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취득세 중과라는 높은 장벽이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목마다 흔히 볼 수 있는 3~4층짜리 주택은 다가구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인 경우가 많다. 보통 3층짜리는 단독주택인 다가구주택, 4층짜리는 공동주택인 다세대주택이다. 외관만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지만, 세금 체계는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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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주택은 각 호수를 주택 한 채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6가구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통으로 매입하면 주택 수는 6채가 된다. 첫 번째 주택은 취득세율 1~3%가 적용되지만, 두 번째부터는 8%, 세 번째 이상은 12%까지 치솟는다. 매입가의 10% 안팎을 취득세로 내야 하는 구조다. 박 전문위원은 “이런 조건에서 다세대주택을 사겠다는 매수자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망했다.
◇ 상업용 전환도 한계에 거래 절벽 심화되나
이 때문에 다세대주택 거래 시장에서는 취득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상업용으로 용도 변경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처럼 각 호수를 나눠 분양하기도 어렵고, 실제 거주 목적의 수요도 많지 않다.
결국 대부분 통으로 사고파는 구조인데, 이마저도 막힌 상황인 것. 박 전문위원은 “통으로 거래되는 다세대주택은 세제 측면에서도 다가구주택에 준하는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며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투기 수요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개발 예정지를 제외하면 투자 목적의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 다세대주택은 서민 주거의 한 축, 정책적 배려 필요
문제는 다세대주택의 상당수가 고령자 소유라는 점이다. 박 전문위원은 “다세대주택은 서민 주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저렴한 주택 공급망”이라며 “진퇴양난에 처한 다세대주택의 고충을 정책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방치할 경우 다주택자 문제뿐 아니라 서민 주거난 역시 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비아파트 주택에 대한 세제와 정책 전반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