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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억짜리 물폭탄 아파트" 잠실르엘, 황당 설계 변경에 싸구려 자재 논란

뉴스 김혜주 기자
입력 2026.02.05 16:39 수정 2026.02.05 16:48

"하이엔드 '르엘'? 입주하자마자'물벼락'”
주방 구조 '설계 변경' 논란
'이의제기 금지' 독소조항까지
뿔난 조합원들 롯데타워 집결

[땅집고] 금일(5일) 오전, 잠실미성크로바 조합원들이 롯데타워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조합원 제공


[땅집고]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해 기대를 모았던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이 입주와 동시에 심각한 하자 논란에 휩싸였다. 지하주차장과 창고에 물이 새는 것은 기본이고, 주방 구조와 창문이 사라지는 등 입주민 동의 없이 제멋대로 시공됐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조합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 롯데 "소화배관 불량일 뿐" vs 조합원 "누수 하자 우후죽순 발생"

최근 잠실르엘 지하주차장과 세대 창고 곳곳에서 물이 새는 누수 현상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롯데건설 측은 "소방 배관 파킹이 깨지면서 물이 샌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재는 조치를 완료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땅집고]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지하주차장에 누수가 발생한 모습./조합원 제공


하지만 조합원들의 주장은 다르다. 한 조합원은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작년 여름 공사 중일 때부터 지하층에 동일한 패턴의 균열(크랙)이 발견됐었다"며 "당시 건축사 등 전문가들이 구조적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며 안전진단을 요구했지만, 조합과 롯데건설이 '공사 중 생기는 일'이라며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구조적 결함이 있었다면 준공 승인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일축했다.

◇ "주방 구조가 왜 이래?"… 입주해보니 바뀐 설계에 '황당'

더 큰 문제는 입주민들이 사전에 알지 못했던 '주방 설계 변경'이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분양 당시 약속했던 도면과 실제 시공된 모습이 판이하게 다른 세대가 속출하고 있다.

조합원 물량인 84C타입(355가구)과 95타입(100가구) 등은 기존 ‘ㄷ’자 형태의 주방이 ‘11’자 형태로 변경되었으며, 벽면에 붙어있어야 할 후드가 거실 중앙으로 옮겨지는 등 상식 밖의 시공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땅집고] 2024년 10월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에서 통과된 84㎡C타입 ㄷ자형 주방 도면과 실제 11자로 시공된 세대 모습./조합원 제공


창호와 유리 등 주요 자재가 ‘다운그레이드’ 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초 독일제 창호를 쓰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국산 제품이 설치됐고, 단열 성능이 우수한 로이 복층 유리 대신 일반 유리가 들어왔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59B 타입은 '침실2 드레스룸'에 있어야 할 창문이 예고 없이 사라지는 등 ‘하이엔드’ 브랜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오시공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롯데건설 측은 이에 대해 "설계 변경 및 자재 변경은 시공사가 임의로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며 "설계 변경은 조합 측의 행정착오로 변경 인가 전 도면을 조합원들에게 고지했던 것"이라며 해명했다.

◇ 입주 하루 전 '대못 박기'?… "롯데에 이의 제기 않겠다"는 수상한 계약

 

[땅집고] 입주 하루 전인 1월 19일 통과된 계약 수정안./조합원 제공


일부 조합원들은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간의 결탁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입주 시작 하루 전인 지난 1월 19일, 조합이 총회를 열어 '시공 과정의 문제에 대해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공사비 검증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독소 조항이 담긴 계약 수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한 조합원은 "조합장이 바뀌더라도 이 조항은 유효하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며 "조합이 조합원 편이 아니라 시공사 편에 서서 모든 권리를 포기한 셈"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심각한 결로 문제에 대해서도 롯데건설 측은 "결로에는 문을 열어두라"는 공지로 대응하고 있어 입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하자 보수 센터(AS센터)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앱으로만 접수를 받는 등 소통 창구도 막막한 상태다. 조합원 A씨는 "대면 AS센터 설치를 위해 현장사무소를 방문하자 주민들이 못 들어오게 문을 아예 잠궜다"며 분노를 표했다.

결국 잠실르엘 조합원들은 2월 5일 오전 10시부터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롯데타워를 시작으로 송파구청까지 행진하며 롯데건설의 무책임한 시공과 조합의 결탁 의혹을 규탄했다.

‘잠실르엘’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3개동, 총 1865가구 규모로 잠실미성크로바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지난 12월 전용 84㎡ 입주권이 4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한편 롯데건설은 최근 성수4지구에 대한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전액 선납부하며 '르엘' 브랜드로 서울 핵심 입지 재개발 사업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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