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정문에 15만kv 변전소 온다니?
청량리, 유지보수·민원·경제성 불리
GTX-C “기술 문제”…’미온적 대처’의 결말
[땅집고] “정부가 아파트 정문 앞에 초대형 변전소를 짓겠다고 합니다. 이격 거리가 적정 기준 50 m의 절반도 안 되는 18m라네요. 초등학생도 5초만에 도착할 정도로 가까워요. 더욱 황당한 건 이 선택이 다른 안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롯데캐슬 SKY-L65 주민 이용철씨)
서울 동대문구 한 신축 아파트 앞에 초대형 변전소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져 인근 주민들이 발칵 뒤집혔다. 이격 거리가 환경부 권고 기준 미달인 데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선택지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사업 시행자 GTX-C 사업자 측은 여러 상황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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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18m 거리에 초대형 변전소 들어선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GTX-C 주식회사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588-152 일대 청량리역 철도부지에 지하 2층 규모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 변전소 건설을 준비 중이다. 안암 변전소로부터 154kV(킬로볼트)급 초고압 전력을 받아들여 GTX-C 운행에 활용한다는 목적이다. 국토부는 2023년 12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실시계획 승인을 고시했다.
그러나 변전소와 주거지 간 거리가 환경부 권고 기준을 크게 밑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터졌다. 국토부의 변전설비 이격거리 재산정 자료를 보면 변전소 건물 외벽은 청량리역롯데캐슬 SKY-L65 아파트 A동과 약 18.2m, 경비실과 약 19.1m 떨어져 있다. 외벽으로부터 48.8m 거리에는 국공립어린이집이 있다. 모두 환경부 권고 기준 50m를 밑돈다. 먼저 개통한 GTX-A의 경우 환경부 권고를 준수해 ‘송전선으로부터 50m 이내에는 주거지와 학교, 탁아시설을 제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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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GTX-C 역시 GTX-A처럼 환경부 권고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아파트 A동에 사는 정모씨는 “아파트 정문에 변전소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고 2년 넘게 불안에 떨고 있다”며 “정부가 법적 기준을 권고라는 이유로 지키지 않는데, 어느 국민이 이 정부를 믿고 가겠나”라고 말했다.
변전소 사방에 초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는 것도 우려를 키우는 배경이다. 실제로 변전소 맞은편 전농동 494-1번지 일대 전농구역은 용적률 736%를 적용해 최고 49층, 1104 가구로 탈바꿈한다. 2024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 GTX-C, 사업성 낮아도 ‘연계성’ 밀어붙인 이유 ‘민원 때문?’
당초 GTX-C주식회사는 변전소 대상지로 서울숲과 청량리를 검토했다. GTX-C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에 따르면 서울숲의 경우 도시계획 변경 절차가 필요하나, 시공성 및 경제성이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청량리는 GTX-B 연계공급이 가능하지만, 변전소 건설 및 유지보수 어려움·아파트 집단 민원 우려·시공성 및 경제성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GTX-C 주식회사 측은 기술적 이유로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GTX-C주식회사 관계자는 “시공성과 경제성, 기술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한 후 국토부에 최종 후보지로 청량리를 제안했다”며 “GTX-B 연계 시설의 경우 사업자 간 비용 분담 협의 틍을 통해 경제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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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GTX-B노선 연계 방안이 서울숲을 택했을 때 편익인 시공성 및 경제성을 상쇄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후보지의 경제성이 다르다는 의견이 나온 점을 고려하면 청량리 변전소의 경우 예산 추가 투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청량리 변전소를 두고 동대문구청의 미온적인 대처, 타 지자체 민원이 빚어낸 결과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국토부는 2023년 7월 인근 대단지 입주 시기에 1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변전소 설치 여부를 알리는 공청회를 개최했다. 2024년 2월에는 중랑구와 성동구에 각각 GTX-B와 C 환기구를 지으려 했으나, 민원이 제기된 후 이를 모두 동대문에 조성한다고 밝혔다.
정성영 동대문구 의원은 “구의 안일한 대처가 동대문구를 GTX 환기구·변전소 밀집지역으로 만들었다”며 “이런 가운데 국토부와 실질 사업자인 현대건설이 책임 소재를 미뤄 구민들의 고통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