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사수하는 청와대 참모
시장엔 “강남 사수” 시그널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참모진 일부가 실제 주택 처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매각 대상은 서울 핵심지가 아닌 수도권 외곽이나 투자 성격이 강한 주택에 집중됐다. 강남3구와 한강벨트의 고가 아파트는 보유하는 전략을 취했다. 사실상 ‘강남 불패’, ‘돌똘한 한 채’ 시그널을 청와대가 공고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포 두고 용인 판다
3일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경기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를 최근 매물로 내놨다. 강 대변인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용인 아파트를 함께 보유한 다주택자다. 용인 아파트에는 그간 부모가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기조 속에서 처분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포동 아파트는 KB부동산 시세 기준 63억원, 용인시 아파트는 약 6억원이다.
김상호 보도지원비서관 역시 주택 정리에 나섰다. 김 비서관은 부인과 공동 명의로 서울 광진구 구의동 아파트 한 채와 강남구 대치동 다세대주택 6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대치동 다세대주택 6채에 대해 이미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상대적으로 투자 가치가 높은 구의동 아파트는 남기고, 빌라를 우선 정리하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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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공직자 재산 공개 자료를 보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56명 가운데 2주택 이상 보유자는 12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차관급에 해당하는 청와대 수석급 인사 중에서는 문진영 사회수석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와 강남구 역삼동 복합건물 등 3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조성주 인사수석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리버티와 세종시 어진동 복합건물을 소유 중이다. 최성아 해외언론비서관은 서울 중구 순화동과 성동구 금호동 아파트 등 모두 4채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봉욱 민정수석은 서울 성동구에 36억원대 약 35평 아파트 일부 지분, 서초구 반포동에 8억원대 약 40평 다세대주택을 갖고 있다.
◇노영민 청주 매각 데자뷔…정책 신뢰도 추락
이 대통령은 앞서 다주택자들에게 5월 9일까지 주택을 처분할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고 밝히며 강한 압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청와대 참모진 12명이 여전히 다주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와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정리 시한까지 실제 매각에 나서지 않는다면, 다주택자 규제 정책의 실효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논란은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청와대는 참모진에게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하라는 강력한 지침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반포 아파트가 아닌 청주 아파트를 매각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똘똘한 한 채’ 전략의 상징적 장면으로 남은 이 사건은 정책 메시지와 실제 행동의 괴리가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조원 당시 민정수석은 다주택 상태를 유지한 채 결국 사퇴해 ‘직 보다 집’을 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역시 재임 기간 내내 2주택을 유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통령 주변 인사들조차 5월 9일까지 핵심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어떤 강력한 정책을 내놓아도 시장은 ‘정권은 짧고 강남은 영원하다’는 학습 효과만 강화할 것이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