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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남 재건축에 실버·데이케어센터…"서울시와 싸워봤자 손해"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2.03 16:51

실버·데이케어센터, 강남 청솔·한솔에 들어선다
서울시에 반대하다간 사업 표류

[땅집고] 수서택지개발지구에 속한 한솔마을아파트와 청솔빌리지아파트는 지하철 3호선 일원역과 가깝다. 재건축 기부채납 시설로 각각 데이케어센터와 실버케어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땅집고DB


[땅집고]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그간 ‘기피 시설’로 여겨졌던 노인복지시설을 공공기여(기부채납) 방식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서울시의 정책 기조를 수용하는 대신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실익 중심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솔·한솔마을 재건축, 실버·데이케어센터로 공공기여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일원동 청솔빌리지와 한솔마을아파트는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각각 실버케어센터와 데이케어센터를 공공기여 시설로 조성하기로 했다. 두 단지는 수서택지개발지구에 속한 아파트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2종으로 종상향되면서 공공기여율 10%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일부 토지를 분할해 기부채납 방식으로 공공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이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제시됐다.

한솔마을에 들어설 데이케어센터는 낮이나 밤 시간대에만 이용하는 통원형 시설로, 이른바 ‘노(老)치원’으로 불린다. 이용자가 학교처럼 왕래하는 방식이라 필요 면적이 작고 주민 거부감도 낮은 편이다. 반면 청솔빌리지에 조성될 실버케어센터는 24시간 요양보호가 필요한 중증 노인들이 상주하는 사실상 요양원이다. 면적이 크고 주거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이를 수용했다. 청솔빌리지의 한 소유주는 “주민 간 의견 충돌이 있었으나,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기조에 맞춰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아직 시설의 최종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버케어센터와 데이케어센터 모두 단지 여건에 맞춰 규모와 형태를 조정 중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솔빌리지는 현재 13개 동, 291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20층, 594가구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솔마을아파트는 19개 동, 570가구에서 재건축 이후 1012가구 규모, 최고 20층 단지로 바뀔 계획이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청솔빌리지'./네이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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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개포동과는 다른 행보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다른 재건축 단지들이 보여준 강한 반발과는 대조적이다. 1971년 준공된 여의도 최고령 단지인 시범아파트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호 사업으로 선정되며 용적률 최대 400%, 최고 65층 인센티브를 약속받았지만, 노인 주간돌봄시설 설치를 요구받았다. 일부 소유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이 격화됐으나, 결국 주민들이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강남구 개포동 현대2차 아파트 역시 노인복지시설 건립을 두고 지자체와 갈등을 빚었다. 이 단지는 결국 노인요양시설 대신 임대주택을 포함한 기타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협의 과정에서 사업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크게 지연됐다.

이처럼 기부채납 갈등이 커지면 사업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서울시 요구를 빠르게 수용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실리를 택한 단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지연이 곧 분담금 폭탄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서울시와의 대립보다는 기부채납 수용을 통한 빠른 인허가가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김진유 경기대 교수는 “기부채납이나 서울시 요구가 부담스럽다면 기존 정비사업 절차를 따를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사업성은 더 낮아지고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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