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다주택자 향한 이재명 대통령의 말 폭탄, 속내는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6.02.03 15:21 수정 2026.02.03 15:33

지방선거 4개월 앞두고 터뜨린 ‘부동산 전쟁’
코스피5000보다 쉬운 집값 잡기
대선 공약 뒤집고 본심 드러내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돌연 부동산 시장을 향해 날 선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1월 31일부터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올린 부동산 관련 게시물만 벌써 8차례다.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고강도 세제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모양새다. 대통령은 이날 다주택자 세제 강화 반대론에 대해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니겠죠”,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 망하는 걸 보고도 왜 투기편을 들까”라는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선 당시 ‘세제 완화’를 외쳤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대통령의 공개 발언치고는 수위가 높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질문이 정치권과 시장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왜 지금 이 시점에 부동산 압박 수위를 높이는지 세 가지 배경을 짚어봤다.

①4개월 앞둔 6·3 지방선거…’부동산 프레임’ 선점

가장 유력한 분석은 역시 정치적 계산이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부동산 정책을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던졌다. 부동산 투기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지지층을 결집하고, 야권의 부동산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세제 강화 카드까지 검토하겠다는 취지를 밝히며 선거 정국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심산이다.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유권자들의 체감도가 높은 이슈인 만큼 강경한 태도를 통해 국정 주도권을 쥐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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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이재명 대통령 3일 엑스(X·옛 트위터)에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을 것"이라며 다주택자를 향해 "버티는 것보다 파는 것이, 일찍 파는 것이 늦게 파는 것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재명 대통령 엑스 캡처


②“코스피 5000 넘었는데 뭐가 겁나?”

두 번째는 최근 폭등한 주식 시장에서 기인한 자신감이다. 이 대통령은 SNS에 "부동산 잡기가 코스피 5000 달성보다 쉽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실제로 코스피 5000, 코스닥 1000 시대가 열리며 자산 시장의 흐름이 부동산 일변도에서 주식으로 옮겨갔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자금이 부동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증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부동산 규제에 따른 부작용이 덜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식시장이 받쳐주니 부동산에 강경해도 된다는 인식이 작동했다는 얘기다.

③드러나는 ‘본심’…선거 전엔 ‘완화’, 당선 뒤엔 ‘규제’

가장 논란이 되는 지점은 이 대통령의 ‘입장 번복’이다. 사실상 선거용 멘트 뒤에 숨겨뒀던 본심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시절에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며 보유세 감면과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당시 표심을 얻기 위해 자신의 본래 색채를 지우고 중도층을 공략한 것이다.

그러나 취임 후 1년도 안 돼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망국적 부동산 투기라며 다주택자를 직격하고,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선언하고 보유세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에도 국토보유세·기본소득·기본주택 구상 등에서는 국가의 강한 개입과 자산 재분배 철학을 분명히 드러낸 바 있다. 부동산을 투기 대상이 아니라 통제해야 할 자산으로 보는 인식은 일관됐다는 것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투자·투기 부동산은 세금 폭탄 아니라 그 이상의 강력한 징벌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발언과 유사한 말폭탄이다. 야당 관계자는 “선거 때는 표를 구걸하며 시장 친화적인 척하더니 권력을 쥐자마자 본모습을 드러낸 것과 다름 없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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