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임대는 매년 2조 적자, 부채폭탄 된 LH…이젠 채권 안 팔릴 수도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6.01.31 06:00

‘부채공룡’ LH, 3기 신도시 사업 도맡았다가
대규모 채권 발행 불가피
2029년에는 공사채 90조 돌파 예고

[땅집고]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경기 고양 창릉신도시 부지. /강태민 기자


[땅집고] ‘부채공룡’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금난에 빠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임대주택 운영으로 매년 2조원 이상 손실을 누적하는 가운데, 정부가 주문한 아파트 시행 사업까지 벌일 경우, 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어 자금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LH 부채 총계는 2021년 138조원에서 2025년 170조원으로 4년 간 23% 증가했다.

◇ 작년과 달리 ‘채권 발행 유찰 가능성’ 직접 명시한 LH

[땅집고] ㅇㅇㅇ


업계에 따르면 LH는 ‘중장기 재무전망 산출 및 재무영향 분석 용역’ 발주를 준비 중이다.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른 통상적인 절차다. 자산 2조원 이상 또는 정부 손실보전 조항이 있거나 자본잠식 공기업·준정부 기관은 의무적으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자세히 보면 그간 지난해 배경으로 언급했던 ‘선제적 재무리스크 발견 및 전망 정합성 제고’ ‘정부정책 수행을 위한 공사 재무적 체질 개선 선도’와 달리, 새로운 내용이 기재돼 눈길을 끈다.

바로 ‘채권 발행 유찰 가능성에 따른 유동성위험 등 재무적 위험요소’이다. 정책 수행으로 인한 재무 구조 변화에서 나아가, 이로 인해 불거질 유동성 위험까지 파악한다는 취지다.

LH 채권은 사기업 채권보다 이자가 낮은 대신 신용이 높아 안정적 투자처로 꼽힌다. 그럼에도 LH가 걱정하는 이유는 회사채를 자칫 대규모로 발행했다가는 전 채권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그간 회사채 발행으로 경영 손실을 방어해온 한국전력은 2022년 초대형 적자를 메우려고 20조원 이상 채권을 발행했다가 ‘레고랜드’ 사태의 원흉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땅집고] 2025~2029년 LH 공사채 잔액 추정치. /정리=김서경 기자


LH의 공사채 잔액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LH는 ‘2025~2029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올해 말 공사채 잔액을 64조6778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공사채 잔액이 53조838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순발행 규모는 10조839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회사채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25년 170조원이던 부채 규모는 2029년 261조원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LH는 부채비율이 2025년 225.1%에서 2029년 260.3%로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땅집고] 2025~2029년 LH 자산 및 부채, 부채비율 전망. /정리=김서경 기자


◇ LH, 걱정하는 진짜 이유…’적자 사업’ 확대 불가피

LH가 우려하면서까지 매년 10조원 안팎 채권을 찍어내겠다고 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주거안정·공공주택 공급 확대 기조가 있다. 정부는 9·7 공급대책을 통해 LH의 역할을 직접 시행 및 건설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H가 2·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공택지 주택 사업을 직접 지휘해 총 5만3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그간에는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고 대금을 받거나, 공공주택 시행만 맡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건설사들이 1억원짜리 집을 LH에 1억2000만원에 비싸게 판다는 소문이 있다”며 조사를 지시했다. LH 직접 시행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 관련 기사 : '적자 늪' '인력난' LH, 수도권 공공택지 개발 전부 도맡을 수 있나

문제는 사업비다. 코로나19 이후 자재비·인건비 등이 모두 급등하면서 시공비 자체가 올랐는데, 공공택지라서 비싸게 분양할 수가 없다. LH가 부족한 재원을 메꿔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손해보고 집을 파느니, 계속 보유하는 방안도 LH 입장에서는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이미 임대주택으로 매년 2조원 이상 손실을 낳고 있어서다. LH는 임대주택으로 인해 2023년, 2024년 각 2조 2238억 원, 2024년 2조4806억원을 손실을 봤다.

한편, 시민단체도 이런 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잘못된 공급정책은 투기 수요를 부추기고, 정부재정을 축내면서, 건설·금융자본으로 돈이 흘러가 집값을 부양하는 정책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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